하정우, 결국 '신과함께'끼리 싸움···그럼 최소 천만명인데

하정우(40)는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도 주역이다.
"1편이 큰 사랑을 받았다.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마음이 좋지만 편해진 것은 아니다. 이번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몰라서다."
하정우는 "'신과함께2'는 '신과함께1'과의 싸움이 아닌가 싶다"며 "1편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2편만이 지닌 매력을 발견해주면 좋겠다"고 청했다.

저승 재판을 다룬 1편과 달리 2편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3차사'가 그들의 1000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 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하정우는 환생을 앞둔 저승 3차사의 리더 '강림'을 열연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하고 싶었고 잘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이가 먹고 경력이 쌓이면서 내가 말하고 요청하기보다는 더 많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모르는 척 해줘야 하는 부분도 생기고 말을 아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강림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국 영화 최초로 1·2편이 동시 촬영됐다. 하정우는 "약 11개월 동안 촬영에 매진했다"며 "1부의 초반 장면과 2부의 후반 부분을 묶어 찍기도 했다. 흘러가는 감정선과 이야기가 다르다보니 생각보다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감정을 많이 표출하다 보면 그 감정에 취해 준비한대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결국에는 잘 극복했지만 처음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수염을 붙이는 것도 힘들었다. 입 주위에 본드칠을 해야 하는데 한겨울에 야외 촬영이니 고통이 뒤따랐다. 돌이켜 보면 일차원적인 고통이 컸다. 덥고 춥고 불편하고 배고픈 것 말이다. 어쩌면 그게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본 적 없는 지옥의 비주얼을 스크린에 완벽히 재현했다. 이를 위해 시각 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이 입혀졌지만 촬영 당시에는 허허벌판이었다. 이는 배우들이나 제작진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정우는 제작진이 준비한 프레 비주얼을 통해 연기와 동선, 카메라 셋업 등을 꼼꼼이 체크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촬영하다보니 초반에는 많이 부끄러워했다. 대사도 평상시에 잘 안 쓰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서로 민망한 순간이 많다보니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판타지 장르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 감사하고 좋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감독이나 제작진도 이 작품을 통해 상상력을 넓혀갈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또다른 SF나 판타지물이 나올 것 같다.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안전빵'이라는 것은 없지만, 좀 더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관객들이 마련해주지 않았나 싶다."

2007년 '추격자'를 통해 영화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멋진 하루'(2008) '국가대표'(2009) '황해'(2010)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베를린'(2012) '더 테러 라이브'(2013) '허삼관'(2014) '군도: 민란의 시대'(2014) '암살'(2015) '터널'(2016) '아가씨'(2016) '1987'(2017) 등에서 활약했다.
출연작마다 흥행불패 신화를 쓰며 연기 변신을 거듭해왔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 캐릭터를 고를 수도 있었지만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생고생을 한 적도 많다. "힘들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개의치 않고 선택해왔다.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루한 것을 진짜 못 참는다. 그것 또한 작품 선택에 작용했던 것 같다."

2013년 저예산 영화 '롤러코스터'로 처음 메가폰을 잡은 그는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앞선 두 작품과는 색깔이 다른 영화가 될 것 같다. 감독으로 영화를 찍는 게 몇 개월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초고는 나왔는데, 내년 말까지 작품 3개를 촬영해야 한다. 내가 감독을 하는 작품은 내년 말 이후에 스케줄을 잡아야 할 것 같다."
또 8월11일까지 서울 광화문 표갤러리에서 개인 전시회 '하정우: 베케이션'을 연다. 하와이, 로마, 시칠리아, 나폴리 등지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을 화폭에 담았다.
그림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어렸을 때 미술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가 됐을 때 뭘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0년까지는 공개하지 않고 혼자 작업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며 웃어보였다. "사람들하고 브레인스토밍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운동하는 시간에 시나리오를 고민하기도 하고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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