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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제노바 교량 붕괴로…시설안전 우려, 유럽 전역 확산

등록 2018.08.17 1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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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인프라 점검 법안 추진

독일, 도로 교량의 12.4% 상태 불량

불가리아, 위험상태 교량 200여개 개조 계획

【제노바=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서 고속도로 다리 '모란디'가 붕괴됐다. 사진은 이탈리아 소방당국이 공개한 것. 2018.8.15.

【제노바=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서 고속도로 다리 '모란디'가 붕괴됐다. 사진은 이탈리아 소방당국이 공개한 것. 2018.8.15.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최소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의 고속도로 교량 붕괴로 유럽 전역의 사회기반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와 교량 일부가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교통장관은 다음달 인프라 점검 등을 포함한 새로운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도로망 점검 및 긴급 수리에 10억파운드(약 1조4319억원)를 제안했다.

 보른 장관은 "새 법안에 따라 모든 교량은 매년 방문 점검 및 3년 마다 상세 점검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도로 표면의 약 50%가 개선이 필요하고 10개 교량 중 1개는 상태가 나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된 프랑스 도로망 상태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도로망은 일반적으로 현저하게 악화된 상태인데다 교량 및 육교의 상황이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1만2000개 교량 중 3분의1은 구조적 악화를 막기 위한 작은 수리가 필요하다"며 "7%에 해당하는 841개는 상황이 매우 치명적인 수준으로 붕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는 지난 5월15일 파리 북서부 A15고속도로의 육교를 지지하는 벽이 무너진 사건이다. 당시 양방향 고속도로가 모두 폐쇄됐다.

 프랑스 인프라 관리업체를 대표하는 스트레스(Strres)의 크리스티앙 트리돈 대표는 "정부 보고서는 우리가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평가하는 교량을 대상으로 했다"며 "사실은 더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규모 공동체의 작은 교량에 대해서는 아무도 검사 또는 수리를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노바의 모란디 교량이 붕괴한 이탈리아에서는 추가로 최대 300개의 다리가 붕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연구위원회(CNR)에 따르면 대부분 1950~1960년대 건설된 이탈리아의 도로망 및 교량 등은 노후에 따른 위험에 처해 있다. CNR은 건설에 사용된 철근, 콘크리트 등의 수명이 50~60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년 전 모란디교의 위험을 경고한 제노바대학의 엔지니어링 전문가 안토니우 브렌치치 교수는 "모란디 다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빠르게 악화되는 특성을 지닌 물질을 (교량 건설에)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 간 공학 전문가들은 철근 콘크리트가 영원한 건설을 보장한다고 믿었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때부터 철거해야 할 구조물이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의 시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독일 연방도로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로 교량의 12.4%가 상태가 안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상태가 좋은 것도 1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많은 교량이 1960~1970년대 건설돼 오늘날의 무거운 화물 운송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 통일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 대대적인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부품이 많이 교체 됐기 때문에 동독의 인프라는 대체로 양호한 상태지만 서독의 교량은 노후하고 더 많은 화물운송을 감당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쾰른 북부 레버쿠젠 다리 등을 비롯해 여러 교량에서 중대형차의 통행이 이미 금지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내 가장 빈곤한 회원국인 불가리아는 위험한 상태로 분류된 200개가 넘는 교량 개조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35~40년 전에 건설됐다.

 네덜란드는 북부 14개 교량이 "두고 볼 수 없는 위험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수송 관련 로비단체 TNL은 "교량의 유지 보수 및 점검을 위한 준비금을 마련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를 상기시킬 것"이라며 "1960~1970년대 마련된 도로와 터널, 다리는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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