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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에 엄마됐는데…"인천 남동공단 화재 참사 유족들 오열

등록 2018.08.22 01: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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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이정용 기자 =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 희생자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2018.08.22.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이정용 기자 = "아이고 우리딸 불쌍해서 어떡해…얼마전에 엄마 됐는데…"

22일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눈물바다'였다.

갑작스런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을 서둘러 찾은 유족들은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했다.

장례식장 로비에 부착된 안내표를 확인한 유족들 일부는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화마로 한날한시에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딸을 잃은 유족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엄마가 된 딸을 떠나보낸 유족 A씨의 사연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A씨는 "믿기지 않는다. 황망하다"며 "엄마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일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화재 발생 당시 현장에서 걸려온 언니의 전화를 받지 못한 B씨도 비통함에 눈물을 흘렸다.

먹먹한 목소리로 말문을 연 B씨는 "언니가 불이 났을때 나에게 전화를 했다"며 "전화기가 터지지 않아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2년도 안된 딸의 사망소식을 듣고 온 유족 C씨도 허탈함에 고개를 떨궜다.

C씨 부모는 "내 가족이 사고를 당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나이도 어린데…"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갑작스런 참사에 빈소를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 유족들은 신원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회사 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세일전자 회사 관계자들은 이날 화재 발생 반나절이 지나서야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화재로 아들을 잃은 D씨는 "우리아들 살려내...살려내…그렇게 주야 일 시켜놓고 정규직도…"라며 통곡했다.

이번 화재 사망자 가운데에는 세일전자 하청업체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E씨는 "강아지가 죽어도 이러지 않을 것"이라며 "죽었는지 살았는지 가족들에게는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인천시는 이번 화재 사고 참사자들의 합동분향소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유족들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도 조만간 구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21일 오후 3시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에 입주한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건물 4층에서 화재가 일어났으나 2시간 만인 오후 5시35분께 완전 진화됐다.

이 불로 9명이 숨졌고 6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들은 길병원(5명)과 사랑병원(2명), 적십자병원(2명) 등으로 각각 분산안치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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