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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니’가 수현?…롤링 "인도네시아 신화 차용, 같은 동양인이니 문제 없어"

등록 2018.09.27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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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K 롤링,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 영국 작가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인기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볼드모트’의 애완뱀 '내기니' 역에 한국인 배우 수현(클라우디아 김)을 발탁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그린델왈드)의 예고편에 수현이 뱀으로 변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그린델왈드’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작이다. 롤링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spin-off) 시리즈로 '신비한 동물사전’을 내놓고 '그린델왈드’를 준비하고 있다.

 '해리 포터'의 마법 학교 호그와트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신비한 동물 사전'의 저자인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가 주인공이다.

 꾸준히 백인 일색인 작품을 내놓으며 비판을 받은 롤링이 '그린델왈드’의 주역에 동양인 배우를 캐스팅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앞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그 역할이 내기니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비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내기니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악마 볼드모트가 영혼을 나눠 담은 7개 '호크룩스' 중 하나다. 원작에서는 내기니가 원래 인간이라는 설정조차 암시되지 않았다.

 한 비평가는 트위터에서 롤링을 향해 "책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갑자기 내기니 역으로 한국인 여성을 발탁한 것은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롤링은 "나는 지난 20년 간 내기니가 피의 저주로 동물이 된 인간인 말레딕투스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내기니는 인도네시아 신화의 '나가’에서 유래한 캐릭터"라며 "인도네시아는 자바인과 중국인, 베타위인 등 수백개의 소수 민족으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자바인과 중국인, 베타위인과 한국인 모두 동양인이기 때문에 수현을 캐스팅한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롤링의 이 같은 해명에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서커스에서 전시된 아시아 여성, 결국 참수돼 죽는 운명"이라며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내기니가 사람을 먹은 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롤링의 작품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인종차별주의를 문제 삼았다.

 그는 "영국인이 아니면 호그와트에 입학할 수 없다"며 "우리는 44억명 인구가 사는 아시아에 마법 학교가 있는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볼드모트와 내기니의 관계를 "살인마인 백인 남성이 아시아 여성을 뱀의 형태로 가두고 세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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