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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암호화폐, 합법도 불법도 아닌 무법"…법제화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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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28 15:14:38
국회·학계·업계 총망라…블록체인 민관 입법협의체 출범
블록체인산업 진흥기본법 등 관련 법률 제정 목표
"통일된 명칭도 없어…사회적 논의 거쳐 혼선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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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한국에서 암호화폐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무법 상태다. 정부는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한다고 선언했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 블록체인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이제라도 제도권으로 흡수해 관리해야 한다."

블록체인산업 진흥기본법 등 관련 법률 제정을 목표로 하는 '블록체인 민관 입법협의체'가 이달 출범했다. 암호화폐·블록체인 법제화를 위해 결성된 첫 비영리단체로 블록체인의 바람직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법제화를 위한 '블록체인 민관 입법협의체'가 지난 20일 출범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체는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국내외 민간자문위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국경을 초월하는 산업 특성상 로저버 비트코인닷컴 대표와 다홍페이 네오 설립자, 제이콥 콜린스타캐피탈 전무 등 국외 전문가가 절반에 달한다.

국회에서는 협의체 구성을 주도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이원욱·박정 의원,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정병국·김중로·오세정·신용현·김수민 의원 등 11명이 동참했다.

민간전문위원회는 모두 60여명으로 투자자위원회, ICO프로젝트위원회, 암호화폐거래소위원회, 컨설팅서비스위원회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정기 세미나를 열며 ▲블록체인산업진흥기본 등 블록체인 산업 관련 법률 제정 ▲올바른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건의 ▲해외 정책 및 입법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 적용 방안 제시 ▲글로벌 민간자문위원회 구성을 통해 대한민국과의 국제 협력 촉진 등을 수행한다.

협의체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호주 등 해외의 다양한 분야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국회와 공식 민관 소통 채널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산업의 규제 철폐와 진흥을 위한 법제화를 주장했던 민간 측의 의견뿐 아니라 산업에 내재된 근본적 문제점과 위험요소를 짚어보며 규제 방안에 대한 주장을 펼친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의견까지 함께 아우를 것"이라며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진흥만을 외쳐왔던 기타 단체와는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일된 명칭도 없어…지급수단? 자산?

올해 들어 블록체인산업진흥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블록체인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파급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진흥기본법 제정을 통한 체계적 지원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주요 내용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다루는 분야가 제한적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의 이용 촉진을 위해 블록체인의 전자문서 효력을 인정한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을 내놓거나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전자금융거래법을 발의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산업 진흥과 규제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중구 난방에 다루는 주제도 지엽적이었다"며 "기본법이 제정되면 정부의 불분명한 정책 방향으로 인한 혼선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기본법이 없다보니 아직 이를 지칭하는 통일된 명칭마저 없다. 

시장에선 가상화폐나 암호화폐로 부르는 반면 정부는 제도권의 지급 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가상통화나 암호(화)자산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 현행 국내법상 암호화폐는 화폐, 전자지급수단, 금융투자상품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와 법적 위치는 세금 문제와도 맞물려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 법체계상 지급수단의 일종으로 인정한다면 부가가치세법상 과세대상이 아니지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서 거래되는 경우에는 과세대상에 해당한다.

◇올해 안 법제화될까

협의체는 내심 올해 안에 입법이 마무리되길 기대하는 모양새지만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도 암호화폐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 분야가 다양해서다. 이 때문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른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이 현행 법령과 상충되거나 포섭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있어 법령 정비도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 규정과의 충돌이 대표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달성한 경우 해당 개인정보를 파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블록체인은 전체 블록의 무결성 유지를 위해 일부 삭제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방법을 개발하거나 완전 삭제가 안 되더라도 내용 확인이 불가능하면 법적인 파기로 간주하는 방안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스마트계약에 관한 문제도 있다. 스마트계약은 일정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자동으로 계약의 이행까지 완료되기 때문에 민법상 계약의 구조와 차이가 있다. 블록체인상의 문서를 '전자문서 및 전자거 래 기본법'상 전자문서로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도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법 제정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나 워낙 의견차이가 크고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보니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민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국회 차원의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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