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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고리1호기 해체, 동남권 미래먹거리 '유망산업' 부상

등록 2018.11.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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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는 40년간의 역사를 접고 작년 6월 18일 영구정지된 후 현재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원전관련 시설과 부지를 철거하거나 방사성오염을 제거하는 원전 해체산업이 조선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일으킬 '황금알'로 지목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2018.11.28. (사진 = 고리원젠 제공)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는 40년간의 역사를 접고 작년 6월 18일 영구정지된 후 현재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원전관련 시설과 부지를 철거하거나 방사성오염을 제거하는 원전 해체산업이 조선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일으킬 '황금알'로 지목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2018.11.28. (사진 = 고리원젠 제공)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해양·조선산업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전 해체산업이 부산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는 그동안 40년간의 역사를 접고 작년 6월 18일 영구정지된 후 현재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영구 정지한 원전관련 시설과 부지를 철거하거나 방사성오염을 제거하는 원전 해체산업이 지역경제를 일으킬 '황금알'로 지목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 해체는 즉시해체(15년 내외 소요)와 지연해체(20~100년) 등 장단기 방식 중 우리나라는 즉시해체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해체에 필요한 중요기술이 개발·실증되지 않은데다 사용후 핵처리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아서 원전 해체 산업 중흥 계획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연구용 원전해체를 제외하면 원전해체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도 예상되는 반면 새로운 가능성에 기대도 크다.

 ◇ 고리 1호기 해체 어떻게 진행돼나

 산업부의 ‘고리 1호기 해체계획’에 따르면  먼저 2020년 6월까지 최종 해체계획서를 마련,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22년까지 승인 받을 계획이다.
   
 이후 고리 1호기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냉각·방출작업에 들어간다. 사용후핵연료는 5년이상 충분한 냉각시간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로 이송된다.  현재 산업부는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에 대한 정책을 검토 중이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발전소 부지내 별도의 건물을 신축하거나 터빈건물을 우선 철거 후 마련하는 등 2025년말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이어 2030년 12월까지 원자로 압력용기 및 내부구조물 등 방사능에 오염된 시설물 제염 및 철거가 진행된다.

 설비 및 건물에 대한 철거작업이 완료되면 2032년12월까지 약 2년에 걸쳐 부지복원 작업이 이뤄진다. 부지복원 수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최소한 공장부지(Brown field)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복원할 계획이다.

 ◇ 원전해체에 앞서 풀어야할 과제는

 고리원전 1호기를 해체 하려면 먼저 방사능에 오염된 기계나 각종 장비를 깎거나 씻어내 방사능을 낮추는 '제염' 작업이 필수다.

 화학적·물리적방법의 제염을 통해 일정 수준까지 방사능 준위를 떨어뜨린 방사성폐기물은 규격화된 용기에 담아 경주에 있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옮겨 영구저장할 예정이다. 
 
 원전 해체시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은 총 58개로 이중에 41개 기술은 이미 확보됐지만 미확보된 17개 기술과 제염과 절단 등에 필요한 11개 장비는 해체 일정에 맞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철거에 필요한 인력도 준비기간 동안 교육·훈련을 통해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고리원전 1호기는 두께 1m의 철근 콘크리트로 덮여있어 해체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원격으로 절단이나 해체 작업을 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돼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임시저장시설을 확보하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고리1호기에 임시 저장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장소를 선정해 발전소 밖으로 반출하지 않으면, 방사성 계통과 구조물 제염·철거 등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대표적인 국가적인 난제로 꼽힌다.  정부는 1978년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고준위방폐장 부지확보를 9차에 걸쳐 시도했지만 부지선정에 실패했다.

 ◇ '원전' 품고 있는 부산시, 원전관리엔 힘 못 쓴다

 부산을 비롯해 울산과 경북 경주지역은 현재 원전 14기가 가동 중이거나 건설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원전 초밀집 지역으로 꼽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어 경주 일원의 잇따른 지진 등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원전을 허리에 끼고 있으면서도 원전입지 선정부터 원전설계·건설·운영·안전규제 등 모든 정책적 판단과 권한을 중앙정부가 장악해 지방자치단체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법적인 책임인 방사선비상 및 방사능재난시 주민보호조치만 떠 맡고 있는 꼴이다. 이 마저도 모든 결정사항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권한을 가지고 있고 지자체는 이행의 의무만 지고있다.

 재난발생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현장중심의 재난관리와 이원화된 지휘체계를 일원화하는 등 책임과 권한의 적절한 분배와 원전안전에 대한 지방분권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 원전해체산업 전망

 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금년 6월기준 전 세계 원전은 617기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451기가 가동 중이며 166기는 영구정지 상태다. 영구정지된 원전 중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1기에 불과하며 나머지 145기는 해체 준비 또는 진행 중이다.

 앞으로 세계 원전해체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동연수가 30년 이상인 원전은 288기로 전체 가동원전의 64.3%를 차지하고 있다. 1960~1980년대 건설한 원전의 설계수명이 임박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에 들어가는 원전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는 44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1호기 해체사업실적을 조기에 확보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조직인 원전사후관리처와 고리 1발전소에 해체준비를 위한 안전관리실 및 해체준비팀을 신설하고 중앙연구원에 해체관련 기술개발 및 인허가 문서작성을 위한 원전사후기술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부산시는 원전해체산업 클러스트를 조성하고 해체 전문인력 양성과 해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 아르곤연구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부산대에 원전해체 교육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원자력산업 육성자문위원회를 구성 원자력산업 기반구축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원전해체산업이 미래먹거리로 부상하면서 부산, 경북 경주, 울산시 울주군 등 지자체 간 유치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부가 발주한 ‘동남권 원전해체 연구소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로 내년 예비타당성조사와 입지선정을 통해 2020년 원전해체연구소 건설을 본격 시작 한다는 것이 정부의 로드맵이다.
 
 부산이 원전해체연구소 입지의 적격지로 꼽히고 있으나 민선 7기 부·울·경 동남권 상생 협약을 위해 공동 유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9일 가동을 시작해 1978년 4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총 40년간 생산한 총누계 발전량은 약 15만GWh(기가와트아우어)에 달한다. 건설비는 1560억7300만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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