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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전기 자전거도 '공유'…순항할까?

등록 2018.12.09 05: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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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내년 1분기에 전기 자전거 시범서비스

서울시, 우버 등도 내년에 전기자전거 서비스 출시 전망

국내선 스타트업 일레클' 상암서 시범서비스...관건은 관리



내년 봄 전기 자전거도 '공유'…순항할까?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내년 봄에는 공유 전기 자전거로 벚꽃길을 편하고 쉽게 달릴 수 있을까?

카카오모빌리티와 서울시가 내년에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출시를 선언했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업체들도 국내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까스로 승차 공유(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순항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자전거 기업인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와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내년 1분기 중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에는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 자전거는 전기 모터를 탑재한 파스(Pedal Assist System) 방식이며, 카카오T 앱으로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단거리 이동 수요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거나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 구간이 타깃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택시, 네비게이션, 대리운전 등 데이터를 토대로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촘촘히 메울 수 있는 지도를 그리고 있다.

다만 전기 자전거는 배터리 충전, 주차 등과 관련해 공간 확보가 필요한 만큼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와 내비로 대표되는 기존 자동차 기반의 이동을 넘어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중·단거리 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확산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이용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전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다.

미국의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는 지난 4월 스타트업 '점프바이크'를 인수해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지난 7월에는 전동스쿠터 공유 스타트업 '라임'에 투자하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는 국내에도 전기 자전거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부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경쟁업체인 '리프트' 역시 지난 7월 북미 최대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모티베이트'를 인수하고,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전거와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프트는 자체 제작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오포와 모바이크를 중심으로 공유 자전거가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오포와 모바이크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가 철수하고 있다. 실제 오포는 올해 1월 부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불과 10개월 만에 철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차장이 따로 없는 '도크리스(dockless)' 형태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리프트와 우버, 라임 등과 경쟁이 심해진 데 따른 결과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인 '일레클'이 전기 자전거 공유 시대를 열었다. 지난 11월부터 서울 상암지역에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레클은 3주 만에 누적 이용횟수 500회, 재사용율은 70%에 달성했다. 전기 자전거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일레클은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인투원 배지훈 대표는 "전기 자전거는 면허 없이도 안전하게 탈 수 있어 일상 교통수단으로 손색이 없지만 관리 부담이 크고 도난 위험이 높은 데다 보관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저렴하고 유지 보수 및 보관,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워 적은 부담으로 전기 자전거의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 공유 서비스를 출시했고, 시범 운영을 통해 시장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릉이'로 공유 자전거 열풍을 일으킨 서울시도 내년 상반기에 전기 자전거 1000대를 시범 도입키로 했다. 근력이 약한 노인처럼 일반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업이다. 서울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구상 중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내년 봄이 되면 유럽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업체들이 아시아 시장 중에서는 중국,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에서 스쿠터와 전기 자전거공유 서비스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풀이 풀리면 우버를 비롯해 플랫폼 업체들이 내년에는 모두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 자전거는 관리가 핵심, 넘어야 할 산은?

업계에서는 전기 자전거의 특성상 '관리'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 자전거보다 비싼 데다 고장시 수리비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교체 및 충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건이다 .

 배지훈 대표는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핵심은 관리다. 충전이 필요하고 고장 위험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통해 방전 또는 무단방치로 인한 불편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청두지부는 중국 사례를 통해 공유 자전거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며 경쟁적 시장 확장과 수익성 악화, 자전거 급증으로 인한 통행 방해, 안전사고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남는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자본을 대량으로 투입해 공유하기 위한 자원을 제작·공급하는 산업 구조상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창출에 한계도 지적했다.

일단 카카오모빌리티는 지역별로 운영팀을 둬서 배터리나 자전거 관리 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헬멧 착용이나 사고시 보험 문제, 전기 자전거 사양 등 세부안을 협의 중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한 전기자전거는 페달과 전동기의 동시 동력으로 움직이며 페달 보조 방식으로 최고 속도 25km/h 미만, 무게 30kg 미만이어야 한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카풀, 주차, 내비게이션에 자전거까지 더하면서 첫 구간부터 마지막 구간까지를 뜻하는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주로 공공 투자로 이뤄졌다. 자전거가 늘어나면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결국 공공 투자를 하다보니 스타트업이 들어올 틈이 없어 '퍼스트-라스트 모빌리티' 무덤으로 불렸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론 글로벌 업체들의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적은 지방보다는 서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저렴한 따릉이의 가격 경쟁력을 이길 수 있을 지, 서울시와 협의 과정에서 공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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