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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위비 분담금 압박 노골화…협상 타결 난항 예상

등록 2018.12.28 1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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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분담금 유효기간 1년 돌발 제안에 韓 거부

매년 압박 반복될 경우 한미동맹 신뢰 떨어져

"주한미군 감축 꺼낼 수 있지만 실제 철수 쉽지 않아"

 【알 아사드=AP/뉴시스】영국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사이먼 티스덜은 26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나름 질서를 유지해 오던 국제기구 운영에 2018년 한 해 동안 찬 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26일 이라크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2018.12.27.

【알 아사드=AP/뉴시스】영국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사이먼 티스덜은 26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나름 질서를 유지해 오던 국제기구 운영에 2018년 한 해 동안 찬 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26일 이라크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2018.12.27.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미국이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에서 협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분담금 증액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진행된 10번째 회의에서 차기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2019년 한해)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며 우리 측은 곧바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돌발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일 '부자국가들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미방위비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한미동맹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뒤에서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강하게 압박, 이번 협상에서 그러한 기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미군기지를 방문해 "우리는 더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고 우리의 엄청난 군을 이용하는 국가들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에 대해 돈을 내지 않는다. 이제는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동맹국을 압박했다.

그는 25일에는 해외파병 장병들과 가진 화상대화에서 "지금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며, 우리는 그에 대해 돈을 내고 있다.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27일 '2019 국제정세 전망' 브리핑에서 "한미동맹에 회의를 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관심을 갖고 뒤에서 강하게 푸시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안정적으로 (방위비 협상을) 한다는 취지에서 미국 측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적절하다"면서 "매년 협상을 하면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는데 한 번 협상하고 5년간 가는 게 한미 동맹에 바람직하다. 매년 압박이 반복될 경우에 동맹 자체에 신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분담금을 얻어낸 뒤 내년부터 일본 등 다른 동맹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이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한미 간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1년 안까지 제시하면서 향후 협상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는 지난 3월부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인 결과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총액에 대한 이견을 상당히 좁혔다. 이를 토대로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최종 타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6.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6월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12.18 [email protected]

한미는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으며 방위비 협상은 해를 넘겨도 당분간 합의에 이르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쪽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지지부진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교수는 "미국이 군대를 실제로 철수시키고 한미동맹 와해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 미국 내 의회 반대와 정부 참모들이 한국을 전략적으로 북한을 다루고 장기적으로도 동북아에서도 쉽게 뺄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판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으로, 현행 제9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해 분담액수는 약 9602억원으로 전체 주둔비의 절반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한·미 방위비 분담분을 현재(약 9600억원)의 약 2배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수준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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