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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폭력에 희생당하는 이들, 연극 '여전사의 섬'

등록 2019.03.19 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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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작가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임주현 작가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서울시극단이 21~2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S시어터에서 임주현(29) 작가의 신작 '여전사의 섬'을 공연한다.

임 작가는 2017년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김광보 연출, 고연옥 작가의 멘토링과 낭독공연 등을 통해 희곡 '여전사의 섬'을 발전시켰다.

이번 공연은 올해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무대로 선보인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쌍둥이 자매인 '지니'와 '하나'를 통해 언어, 편견 그리고 힘의 폭력에 희생당하는 이들을 포착한다.

일상의 편견, 언어 폭력에 시달리던 두 사람은 엄마가 여전사 '아마조네스'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마를 찾기 위해 여전사의 섬으로 떠난다.

아마조네스는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전설의 여성부족. 이들은 전쟁의 신 아레스와 요정 하르모니아의 자손으로, 남자 전사들을 제치고 유토피아를 점령한 전사들이다.

임 작가는 "어렸을 적 키가 작았던 나는 무서운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커서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나는 세상에 여전사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 속 판타지로 묻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6년 아무런 죄 없는 20대 여성이 희생을 당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을 통해 잊었던 여전사를 다시 떠올렸다. 임 작가는 "이 사건은 많은 여성들에게 변화의 바람을 촉구했고 그렇게 만들었다. 그 광경을 보며 여전사는 지금 내 옆에 있고 이 사회에 숨 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여전사를 꿈꿔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폭력에 희생당하며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이 사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 작가는 한성대학교 한성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창작플랫폼 선정 당시 심사위원들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독특한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끈질기게 분투하는 모습이 주목된다"고 봤다.

젊은 연극인 집단 '혜화동 1번지' 7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안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한윤춘, 김시영, 권태건, 윤성원 등이 나온다.  22일 공연이 끝난 후에는 고 작가의 사회로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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