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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 우려에 글로벌 채권 시장 랠리 가속화

등록 2019.03.28 09: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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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미 국채수익율, 2017년 12월 이후 최저

독일, 뉴질랜드 등 각국에서도 장기물 국채 금리 급락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

성장 둔화 우려에 글로벌 채권 시장 랠리 가속화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금리 하락세(가격 상승세)가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물 금리와 단기물 금리가 역전돼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374%로 전일 대비 4.4bp 하락했다. 이는 2017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주택담보대출과 학자금대출 등 대부분의 장기 대출의 기준치가 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2.619%에서 6거래일 동안 24.5bp나 급락했다.

연준의 긴축 중단 선언이 채권 시장 상승 랠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10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프로그램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준의 비둘기 전환은 주식 등 위험 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의 강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 유럽 등의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과감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경기 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필요 이상으로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점도 채권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현재 국채 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26% 반영하고 있다. 반면 금리를 한차례 인하할 가능성은 40%, 두차례 인하할 가능성은 25% 반영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해 -0.078%까지 떨어졌다. 뉴질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인 1.76%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에서 50조 달러 이상의 채권 거래를 추적하는 블룸버그-바클리스 멀티버스 지수의 평균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말 2.5%에서 최근 2%까지 떨어졌다.

장기물 국채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미국에서는 장단기 채권 금리의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 20일 FOMC 이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3개월물 금리보다 낮게 떨어졌다. 현재 3개월물 금리는 2.430%, 10년물 금리는 2.374%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1~2년 뒤에 경기 하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상적으로 장기물 금리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단기 금리보다 높은게 정상이지만, 경기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질 경우 장기채권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이 당분간 이같은 우려감을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맥쿼리그룹의 금리 및 통화 전략가 티에리 위즈맨은 CNBC에 "글로벌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분명히 있다"며 "지난주 독일의 나쁜 지표와 연준의 비둘기적 어조는 채권 금리가 단기간에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장단기 채권 수익률이 역전되더라도 곧바로 경기 침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다음 경기 침체가 나타나는 기간은 평균 27개월이었고, 그 범위도 9개월에서 66개월로 매우 넓었다.

찰스슈워브의 투자전략가 리즈 안 손더스는 CNN에 "수익률 반전은 경기 하강 사이클의 길이나 경기 후퇴의 심각성을 규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브래드 맥밀런은 CNN에 "현실은 (미국의) 상황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아직 달려갈 시간이 남아 있다. 증시는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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