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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년단체와 비공개 대담…"가족 혜택 인정"(종합)

등록 2019.09.11 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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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청년대담 요구…조국 불참

법무부 장관 임명 직후 대담 전격 성사

조국 "가족혜택 인정, 청년이야기 듣겠다"

"청년들 딛고 오를 사다리 만들어달라"


【서울=뉴시스】1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소회의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청년단체 청년전태일 회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9.11. (사진=청년전태일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소회의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청년단체 청년전태일 회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9.11. (사진=청년전태일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청년단체와 조국(54) 신임 법무부 장관과의 대담이 11일 전격 성사됐다. 조 장관은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고 사과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2시20분까지 과천 정부종합청사 법무부 소회의실에서 청년단체 '청년전태일'과 대담을 갖고 "(논란에 대해)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겸허히 인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느꼈을 실망감과 분노를 제가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만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청년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청년들은 자사고·특목고 폐지, 공정한 입시제도 및 공정한 취업률 필요성, 청년 노동자 죽음 막는 대책 필요성,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에 대해 조 장관과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는 구의역 김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지방 4년제 출신 무기계약직 치료사, 청년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대담을 마친 후 청년들은 조 장관이 취임식 때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먼저 밝혀둔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는 의미로 공정, 희망, 정의사다리를 조 장관에게 전달하고 대담을 마무리했다.

이날 청년전태일은 대담에 앞서 오전 10시30분께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을 향해 "청년들이 딛고 올라갈 공정한 사다리를 함께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8월말 당시 조 후보자가 청년들이 제안한 대담에 오지 않아 매우 실망했으나 뒤늦게라도 만나자고 해 다행"이라며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흙수저 청년의 마음을 10분의1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조 장관에게 청년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고 현실이 어떤지 직접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가 달라지고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다르며, 태어날 때부터 삶이 결정되는 출발선이 다른 이 사회에 대해 청년들은 분노했다"며 "조 장관이 오늘 청년들과의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 더불어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조 장관의 다짐도 지켜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 측이 대담 의사를 밝힌 지난 10일 청년전태일 측은 청년들로부터 조 장관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받았다. 하루만에 약 40여개의 메시지가 모였으며 청년전태일은 이 메시지를 이날 조 장관에 전달했다.

메시지를 보낸 한 청년은 "학자금 대출 받아가며 겨우겨우 대학을 졸업했고 24살에 사회에 나와 10년동안 한 달도 쉬지 않고 일했다.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체력이 바닥난 몸과 빚 뿐"이라면서 "나는 잘못을 한 게 없다. 우리 부모님의 잘못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정당하게 일해서는 먹고 살 수 없을 구조로 만든 병폐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또 다른 청년은 "IMF 때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거리에 나앉았다. 초등학교 때는 집에 돈이 없어 길바닥의 병을 주워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고 행복해질 수 없었던 커다란 자본의 벽 앞에 저와 가족들은 항상 좌절하고 병들어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청년전태일 측은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에서 '조국 후보에게 이질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2030청년들과 조국 후보와의 공개 간담회'를 열고 당시 조 후보자의 참석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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