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문화일반

오르간 위상, 이제 달라집니다···한국 첫 국제 콩쿠르 창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09-18 16:47:24
롯데문화재단·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2020년 1회 공동주최
associate_pic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 ⓒ롯데문화재단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은 광활한 사운드의 우주를 막힘없이 유영했다.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는 객석을 뒤덮을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신동일 연세대 교수가 연주하는 오르간을 타고 4958개의 파이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 소리는 생김새만큼 압도적이었다. 제왕은 다양한 음색과 여러 개의 선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붙여진 별칭이다.

2016년 8월19일 잠실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에서 '한국 파이프 오르간의 찬가'가 울려퍼졌던 것을 상당수 클래식음악 팬들은 기억한다. 국내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용홀에서 명기(名器)가 이름값을 해냈었다. 파이프 오르간이 단순히 벽에 박제된 장식품이 아닌, 소리의 정경을 만들어내는 음악의 풍경임을 증명했었다.

롯데콘서트홀 파이프오르간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의 파이프 오르간을 제작한 '리거' 사(社)에서 총 25억원의 비용을 들여 제작했다. 약 5000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68스톱(stop)의 대규모로, 다양한 파이프 오르간 곡을 연주하며 국내 클래식 연주곡 레퍼토리를 다변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공연장에서 첫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열린다. 2020년 9월 19~26일 예정된 '제1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다.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는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창설' 간담회에서 "오르간 콩쿠르를 통해 한국 클래식과 오르간의 발전을 위한 위상을 드높이고자 한다. 빠른 시일에 자리잡아 국제적인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르가니스트 최규미가 지난 7월 '제30회 세인트 올번스 오르간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오르간 연주자들은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associate_pic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 오자경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 아르비드 가스트 오르가니스트 ⓒ롯데문화재단
하지만 한국 내에서 오르간의 위상은 연주자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숨통을 틔워줬으나, 오르간의 역사가 50년이 채 되지 않고, 실제 파이프 오르간이 많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접국가와 비교해도 오르간 관련 행보가 늦은 편이다. 1981년 일본에서 도쿄 무사시노 오르간 콩쿠르, 2017년 중국에서는 상하이 국제오르간 콩쿠르를 창설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문화재단이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와 콩쿠르를 공동 주최하고 예산을 후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서유진 롯데문화재단 공연기획 파트장은 "롯데콘서트홀은 '스테이지 투어', '오르간 오딧세이', '오르간 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은 오르간 음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오르간 저변 확대와 미래세대의 국제적인 음악인재 발굴을 위해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뤄지는 국제콩쿠르인 만큼 유럽 3개국의 대표적인 오르가니스트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했다.

심사위원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음악원 교수인 오자경이다. 독일의 아르비드 가스트, 프랑스의 미쉘 부바르, 영국의 데이비드 티터링톤, 일본의 나오미 마추이 그리고 신동일 교수가 심사위원이다.

이 중 롯데콘서트홀은 오르간 시리즈의 하나로 19일 오후 8시 리사이틀을 여는 가스트는 독일 뤼벡국립음대 교수로 한국인 제자들도 두고 있다. 

그는 한국인 연주자들에 대해 "환상적인 건반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피아노를 매우 많이 훈련해서 쳐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한국 연주자들은 동기부여가 많이 돼 있어,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공부하기 때문에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부연했다.

associate_pic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 ⓒ롯데문화재단
가스트는 북스테후데 국제 오르간 콩쿠르 설립위원장이기도 하다. 이 콩쿠르는 17세기 독일 작곡가 겸 오르가니스트 북스테후데의 서거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7년 창설됐다. 가스트는 이번 한국 첫 국제 콩쿠르에 대해서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스테후데 콩쿠르는 북스테후데의 작품과 함께 다른 여러 르네상스, 바로크 레퍼토리를 주로 연주해요. 반면 한국 콩쿠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연주하는데 적합한 롯데콘서트홀의 리거 오르간과 한예종의 역사적인 오르간을 통해 연주자들이 악기를 다루는 탁월한 능력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콩쿠르가 될 겁니다."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는 2개 장소에서 열린다. 본선 1차는 한예종의 고아트 오르간을 연줄하게 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흐 시대의 오르간 소리를 재현할 수 있다. 본선 2차와 결선은 롯데콘서트홀에서 치러진다.

결선은 50분가량의 리사이틀 형태로 치러진다. 바흐 1곡, 위촉곡 1곡을 제외하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능력을 본다. 위촉곡은 작곡가 박영희의 오르간을 위한 '달빛 아래 별빛 아래'다. 이번 콘서트 창설을 기념, 롯데문화재단이 의뢰했다. 독일에서 '영희 박-파안'으로 통하는 박 작곡가는 현지에서 윤이상을 잇는 작곡가로 통한다. 독일 정부에서 수여하는 공로 메달을 수훈 받았다. 2009년 베를린 예술원의 정식 회원이 됐다. 이번 결선에서 위촉곡을 가장 탁월히 해석한 참가자에게는 '박영희 특별상'이 수여된다.

1위 우승상금은 8000달러(953만원)다. 2위에게는 5000달러(595만원), 3위에게는 3000달러(357만원)의 상금이 제공된다. 특히 1위 입상자는 향후 2년간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에 초청한다.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와 또는 국내외 페스티벌과 연계, 연주기회도 제공한다.

이번 오르간 콩쿠르 참가 자격은 1988년 9월1일 이후 출생자에 한한다. 국적은 상관 없다. 2020년 4월30일 서류 접수 후, 6월 중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다. 9월22일 본선 1차, 23일 본선 2차 경연이 열린다. 결선 진출자는 23일에 발표된다. 25일 결선이 열리며, 26일 시상과 갈라 콘서트로 마무리된다. 공지사항이 담긴 홈페이지는 10월10일 오픈한다.


realpaper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문화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