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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폭격 후 치솟는 전쟁보험료..국내 보험· 물류· 정유사 도미노 타격

등록 2019.09.18 15:41:35수정 2019.09.18 19: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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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보험사 전쟁보험료, 최대 50배 폭증

사우디 폭격 후 치솟는 전쟁보험료..국내 보험· 물류· 정유사 도미노 타격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관계 악화로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 공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지자 국내 해운사 및 정유사에 대한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전쟁보험 가입 요구가 잇따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전쟁보험이란 자동차보험의 특약처럼 일반 배상보험과는 별도로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있는 지역을 갈 때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을 말한다.

따라서 재보험사들이 전쟁보험료를 급격하게 높일 경우 여기에 가입한 국내 보험사는 비용을 고객인 정유사나 해운사에 전가할 수 밖에 없는데, 최악의 경우 보험없이 원유를 수송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오만해에서는 잇따라 대형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5월엔 사우디 선박 등 4척이 공격당했고, 6월엔 유조선 2척이 피격을 당했다. 오만해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한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곳이다.

이에 지난 6월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부과하는 보험료는 기존 대비 15배 가량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통과하는 선박이 운송하는 화물의 손해 발생 시 이를 보상해주는 적하보험의 보험료도 약 50배 올랐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피격 사고가 발생하자 이 구역을 통과하는 적재물에 적용되는 적하보험료가 50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속된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글로벌 재보험사들은 국내 해운사 및 정유사가 호르무즈 해협 지역 전쟁보험을 가입하지 않을 경우 해상보험 가입을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 폭격 사건에 이어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또 선박을 나포한 사실이 밝혀지자 전쟁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국내 손해보험사들도 국내 해운사 및 정유사에 부과하는 전쟁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전쟁보험료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는 10배 가량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손보사가 취급하는 전쟁보험은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를 올리도록 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폭격 사건 등 전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해 국내 해운사 및 정유사에게 전쟁보험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상황은 각종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로서 우리 기업들의 선택지는 글로벌 재보험사의 요구대로 전쟁보험에 가입하거나 전쟁보험을 포기하는 것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무래도 우리 기업들이 전쟁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크게 걱정되는 부분은 없다"며 "해당 보험에 가입하는 기업들은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리스크 관리를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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