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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北, 제재 버틸 내구력 확보…선(先) 핵 포기 어려워"

등록 2019.11.28 18: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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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고도성장은 못 해도 먹고 살 기반은 돼"

"대북제재에 대응해 장기간 버티며 굴복 안 할 것"

[서울=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신간 '제재 속의 북한 경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11.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신간 '제재 속의 북한 경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8일 신간 '제제 속의 북한 경제'를 통해 "북한은 고강도 대북제재에 대응해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체제 내구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 전략과 정책 때문에 북한이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동력은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도성장은 못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기반은 되는 것이 지금 북한"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재로 눌러서는 북한이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선(先) 핵 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대북제재 속에서도 경제 발전 구조를 부단히 구축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표현대로 "하루 세 끼 버티기"를 고민하는 경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최근의 노동신문이나 북한의 일반적인 매체를 보면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반혁명적이거나 수정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시장개혁 지향 담론들이 나오고 있다"며 "북한의 변화가 구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인민 생활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경제 발전에 완전히 '올인'하고 있다"며 "모든 생산 현장에 경제를 도입해 사회주의 책임관리제가 나왔고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고 농업에서는 포전담당제를 도입해 개별 농민이 생산 단위가 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시대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성이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김정일 시대와 철학적으로 다르다고 느끼는 점은 북한의 지도집단이 생산력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에서는 생산과 분배의 단위를 개인으로 놓지 않았지만 지금은 개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간에는 이런 북한의 변화상을 보여주기 위해 공저자인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이영훈 SK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영희 KDB 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등과 함께 국경 답사, 북한 방문 기회에 촬영한 사진이 다수 수록됐다.

이를 통해 이 전 장관이 강조하는 점은 '대북제재 압박을 통한 북한 비핵화 유도'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북한은 제재가 지속돼도 경제가 붕괴되지 않을 발전 동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를 지렛대로 삼아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단 뜻이다. 신간의 영문판 출간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 전 장관은 최근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얘기한다면 북한이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접경수역 해안포 사격에 대해서는 "NLL(북방한계선)이 부각됐지만 전체적인 위협 수준은 낮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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