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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2 기생충' 나오게 생태계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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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07 11: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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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그 언어는 영화입니다."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이다.

그의 말처럼 '영화'라는 공통 언어로 바라보면 국경이나 문화의 장벽은 없다. 그러나 세계 영화산업 중심지인 할리우드는 비영어권 영화에 유독 배타적이었다.

 '기생충'이 위대한 건, 바로 이 장벽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 역사도 새로 썼다'는 외신의 평가도 나왔다.

 한국영화 사상 첫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수상도 청신호가 켜졌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할리우드의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며,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 불린다. 골든글로브 수상이 곧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봉 감독은 국내 영화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올라섰다. 개인의 영광을 넘어 전 세계에 한국 문화콘텐츠의 힘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기생충'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블랙코미디 장르의 영화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욱 예민해진 빈부격차는 현대인의 삶을 좌우하고 있다. '기생충'에서 한국적 디테일로 풀어낸  빈부문제는 설득력있게 소통됐다.

이런 측면에서 골든글로브 수상은 예상됐고, 봉준호 감독은 이를 간파했다. "미국이 자본주의의 심장 같은 나라니까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기생충은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 실제로 프랑스·스위스·호주 등 40개국에서 개봉하며 막강 파워를 과시했다. 한국영화 불모지인 북미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5일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2390만달러(약 279억원)를 돌파했다.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모든 외국어 영화 중 흥행 8위의 대기록도 세웠다.

한국영화의 역사적인 골든글로브 수상 후 기생충은 美 작가조합상 각본상 후보에도 올라 내달 여는 아카데미상 수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기생충'이 다시 한국영화의 미래를 열고 있다. 제2의 '기생충'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봉 감독이 작품에서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것처럼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점검과 관심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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