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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미래다⑤]인공지능 정부 선언했는데…대비는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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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17 10:00:00  |  수정 2020-02-03 10:02:46
美, AI 연구 개발·투자에 우선순위…트럼프 'AI 이니셔티브'
中, 2017년 '발전계획 수립'…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 AI 육성
日, 로봇에 AI 기술 집약…소프트뱅크 AI 산업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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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시스]중국판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중국 베이징 중관촌 바이두(百度) 본사에서 바이두 직원이 본사 안내 용도로 제작된 인공지능(AI) 로봇 샤오두(少度)를 소개하고 있다. 2019.11.24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해 말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내놨다. AI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10년 뒤 디지털 경쟁력 순위를 전 세계 3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한 100대 추진 과제는 업계와 논의해 차차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전에 발표된 AI 관련 정책과는 다른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래야 한참 앞서간 경쟁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일 글로벌 AI 기업 속속 등장…한국은 '아직'

17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8년 말 기준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81.6%로 집계됐다.

최고 기술국인 미국을 100%로 볼 때 18.4%포인트(p)의 격차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유럽(90.1%), 중국(88.1%), 일본(86.4%)보다 낮은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기술 수준은 83.4%로 미국과 16.6%p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약 2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나라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가 더 빠를 경우 이 차이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간 AI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정부가 주도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이른바 'AI 이니셔티브'에 서명하면서 모든 연방 기관이 AI 연구 개발·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AI는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AI에 능숙한 인력 개발과 기업 조성이 시급하다'고 명시돼있다.

트럼프 정부는 규제 장벽을 없애면서 기업이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구글과 아마존, IBM 등 글로벌 ICT 기업은 AI를 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플랫폼 기술 확보에 한창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IBM 왓슨이 이 회사들의 대표적인 AI 플랫폼이다.

중국은 2017년 11월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3년간 1000위안(약 18조원)을 투입했다. 바이두(자율주행차), 텐센트(의료·헬스), 알리바바(스마트시티), 아이플라이텍(음성인식) 등 분야별 선도 기업을 지정해 특화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일본은 총리실 주도로 범부처가 참여해 '초스마트화 사회 전략'(2016년 1월), 'AI 산업화 로드맵'(2016년 11월), 'AI 기술전략'(2017년 3월) 등 정책을 연달아 수립했다. 기술적 장점을 보유한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력을 집약하는 AI 산업 발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에 조성된 막대한 자본을 통해 구글, 아마존에 대응할 수 있는 AI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2호 비전펀드'를 조성해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5월 AI R&D 전략을 발표했고 이후 지난해 1월에는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는 관련 산업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5000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물론 기존 산업과 AI를 융합하는 일은 무조건 속도만 내서 해결될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새로운 기술인 AI 활용하려면 법과 제도적인 정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있었던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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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뷰=AP/뉴시스】구글이 지난해 5월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2019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 스피커 '네스트 허브 맥스'(Nest Hub Max)를 시연하고 있다. 2019.05.08.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정부 후속조치 주목

'데이터 3법'은 얼마 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는 기업이 통계와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넓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산업을 키우자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원유와 같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를 두고 산업계와 학계에서 내놓은 입장들이 의미심장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쟁국보다 늦게 출발하는 만큼 정부는 데이터 활용과 보호에 대한 시행령 개정 등에 속도를 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늦었지만 데이터 3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환영한다"고 했다.

'환영'보다는 '늦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를 의식한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 통과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하루라도 시간을 당겨서 법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AI 산업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옥스퍼드 인사이트와 국제개발연구소가 발표한 '2019 정부 AI 준비도 지수'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6.48점으로 26위에 그쳤다. 1위는 싱가포르(9.19점)이고 영국(9.07점), 독일(8.81점), 미국(8.80점) 등이 뒤를 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얼마 전 보고서를 통해 응용 소프트웨어 등 우리나라가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전문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전 세계 인공지능 전문인력 2만2400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46%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인력의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프라이버시 침해, 데이터 편견 등 AI 산업 육성에 따른 리스크들도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제도 조성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인공지능 시대의 법제 정비 방안' 보고서에서 AI를 둘러싼 법적 이슈는 기술·산업·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쟁점을 야기하므로 종합적·체계적 논의를 위해 사전 규제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원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AI 기술개발 촉진과 산업 진흥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AI로 인한 다양한 이슈 대응 차원에서 기본법제 정비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수용을 위해서는 법적 규율에 앞서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AI 윤리 정립이 전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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