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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하프타르 배짱, 휴전 압박에 '유전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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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21 13:13:45
베를린 협정, 사실상 'GNA 힘실어주기' 판단
리비아 최대 유전 봉쇄 명령…GNA 경제 압박
갑작스러운 원유량 감소에 국제 유가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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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세계 정상들이 리비아 내전의 휴전을 압박하는 가운데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이 리비아의 국영석유회사(NOC)의 송유관을 폐쇄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8월14일 하프타르 사령관이 모스크바 방문한 모습. 2020.1.2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리비아의 석유 생산과 수출이 거의 중단됐다고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계 정상들이 리비아 내전의 휴전을 압박하는 가운데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이 리비아의 국영석유회사(NOC)의 송유관을 폐쇄하고 나서면서다.

지난 19일 독일과 러시아, 터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은 베를린에서 모여 리비아의 영구 휴전을 촉구하며 ▲리비아 내 단일정부 구성 ▲원유 자원의 공정한 분배 등에 합의했다.

언뜻 오랜 내전의 종식을 촉구한 평화회담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리비아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리비아는 유엔이 인정한 합법정부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하프타르가 이끄는 LNA가 두 축으로 갈라져 내전을 이어가고 있다.

GNA는 합법정부라는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4월 하프타르의 트리폴리 진격 이후 트리폴리 서부 일대에서만 행정권을 유지할 정도로 장악력이 떨어진 상태다.
 
리비아의 최대 유전인 '엘 샤라라' 유전과 '엘 필' 유전 등이 위치한 남서부 지역도 하프타르 세력이 통제한다.

즉 세계 정상들이 요구한 단일정부 구성, 원유 자원 분배 등의 조항은 모두 GNA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일 뿐 하프타르로서는 전혀 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하프타르는 대응은 유전 봉쇄다. 원유 공급을 중단하고, 수출을 막아 GNA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영석유회사(NOC)는 성명을 발표하고 하프타르의 지시로 엘 샤라라 유전과 엘 필 유전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 리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브레가, 라스 라누프, 하리가, 주에이티나, 시드라 항구는 막혔다고 발표했다.

리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30만 배럴에서 7만2000배럴로 줄었다. 2011년 이후 최저치다.

하프타르가 원유 생산을 중단 지시한 시점은 19일, 바로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 정상들이 모여 리비아의 휴전을 촉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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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가=AP/뉴시스] 2011년 리비아 브레가 항의 원유 파이프 주변을 직원들이 확인하는 모습.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은 지난 19일 리비아의 유전 폐쇄를 지시했다. 리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브레가 항구도 막았다. 2020.1.21.


러시아 고위급 소식통은 하프타르는 일찍이 베를린에 도착했으나 협정의 서명을 거부했으며, 전화기를 꺼버린 채 출국했다고 전했다.

그는 GNA를 이끄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의 만남도 거절했다. 세계정상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알사라즈 총리는 이날 세계 정상들과 만나 "우리는 하프타르를 오랜 시간 상대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력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며 "분쟁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대재앙이 찾아온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하프타르의 송유관 폐쇄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센트(0.4%) 오른 58.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는 전일 대비 배럴당 0.35달러 오른 65.2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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