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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환자는 몰려오는데...中우한 병원, 병실 모자라 아수라장

등록 2020.01.23 14: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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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허 병원에 환자 100여명 몰려 대기

입원 원해도 병실 없다며 돌려보내

예방 조치 부족…복도서 침 튀기며 기침

[우한=신화/뉴시스]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퉁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담당 의료진들이 전담팀 구성 기념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0.01.23.

[우한=신화/뉴시스]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퉁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담당 의료진들이 전담팀 구성 기념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0.01.2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병원에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 수백명이 몰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환자 중 제대로 치료받고 격리 조치되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우한에 위치한 셰허 병원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로 북새통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감염 의심 환자를 치료하도록 지정된 병원 중 하나다.

중국 당국은 의심 환자를 포함해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셰허 병원의 상황은 다르다고 SCMP는 전했다. 폐렴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55세 남성 환자의 친척은 의사로부터 자리가 없으니 환자를 데리고 집에 가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의사에게 무릎을 꿇을 뻔했다. 하지만 의사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동 대기실에서 100여명의 다른 환자와 함께 있었다. 진찰실은 3곳뿐이라 기다리는 줄이 쉽사리 줄지 않았다. 의료진은 보호 복장을 완벽하게 갖췄지만 수액을 맞고 있는 환자 대부분은 마스크만 했으며, 그중 일부는 복도에서 가리지 않고 기침을 해 침을 튀겼다고 SCMP는 전했다.

'뤄'라고 스스로 소개한 젊은 여성은 48세인 아버지가 일주일 넘게 고열 증세를 호소하다가 21일 이곳을 찾았지만 아직도 입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뤄의 아버지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공식 진단을 받지는 못했다. 이들 가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화난 해산물 도매 시장 근처에 살고 있다. 그는 "너무 초조하다.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아버지가 입원해서 격리되길 바란다"며 "매일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야 한다. 택시 기사에게 옮을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우한=AP/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뒤에 감염을 막으려고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보인다. 2020.01.23.

[우한=AP/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뒤에 감염을 막으려고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보인다. 2020.01.23.

익명을 요구한 50대 여성은 셰허 병원을 찾기 전 작은 병원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가 열 증세를 호소하자 의사는 물을 많이 마시고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만 경고했다.

또 다른 병원인 퉁지 병원의 상황도 비슷했다고  SCMP는 전했다.

31세 여성 쉬모씨는 아버지가 5일 남부 광시 좡족자치구에 출장을 갔다가 폐렴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쉬의 아버지는 퉁지 병원의 격리 병동에 입원해 11명의 다른 환자들과 같은 방을 썼다.

병원은 검사 결과 쉬씨의 아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쉬씨는 "우리 아빠는 이제 물도 못 마신다. 매일 열에 시달리며 항생제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다시 검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와 함께 출장에 동행한 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가장 많은 감염자를 치료하고 있는 진인탄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정부가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했을 때 용기를 얻었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은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며 "과연 정부가 제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사람이 공포에 질릴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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