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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 강한 후임자' 추미애…불협화음의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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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31 19: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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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 임명 한 달이 됐다. 검찰은 안팎으로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섰다. 인사 태풍에 조직개편,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 일련의 충격이 계속됐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를 하면서 남긴 말은 일부 현실이 됐다. 추 장관은 취임 후 검찰을 향한 강드라이브를 연일 걸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인사였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이뤄진 간부들 인사가 6개월도 안돼 대대적으로 '물갈이' 됐다. 윤 총장의 핵심 참모인 대검찰청 간부 8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윤석열 힘빼기'가 이뤄졌다. 중간 간부 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권 관련 수사 등을 해오던 서울중앙지검 차장들과 윤 총장 측근인 대검 과장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직제 개편도 이뤄졌다.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가 대폭 축소됐다. 총장이 별도의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장관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는 추 장관이 대검에 내린 첫 공식 지시였다.

변화는 예고된 상황이었지만, 내부는 술렁였다. 과정과정마다 법무부와 검찰은 번번이 충돌했다. 인사 관련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은 언론을 통해 '문자 공방'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향해 "명을 거역했다"는 표현도 썼다. 직제 개편도 반대 뜻을, 중간 간부 인사도 유임을 해달라 대검이 요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점은 설 연휴 직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다. 수사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윤 총장 지시에 따라 최 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법무부는 그날 저녁 "날치기 기소"라고 공개 질타하며 감찰 카드를 내밀었고, 대검은 "적법한 기소"라고 맞받아쳤다.

떠들썩했던 한 달간의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불협화음은 앞으로도 계속될까. 불씨는 여전하다.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수사권 조정이라는 더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후속 조치를 위한 과정에서의 협력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개혁은 이미 검찰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길임을 알고 있다. 그 개혁이 검찰을 손에 틀어쥐고 옴짝달싹 못하게 통제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도 '성역없는 수사'와 같은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바라는 것일테다.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개혁의 동반자로 삼겠다"던 추 장관이었다. 줄탁동시(啐啄同時), 취임 일성을 돌아볼 때다. 밖에서 너무 두드리기만 하면, 알은 깨질 수밖에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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