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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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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06 16:17:02  |  수정 2020-02-10 12: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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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절필선언'까지 불러온 이상문학상 사태는 작가들을 상대로 한 유명 출판사의 갑질이자 '저작권 횡포'라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의 우수상 수상 거부부터 지난해 대상 수상작가 윤이형의 '절필' 선언까지 이어졌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문학사상사 업무 거부' 운동도 퍼져나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출판사는 침묵했다. 언론의 문의가 쏟아져도 한 달 간 깜깜무소식이었다.

지난 4일 문학사상사의 공식 입장 발표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입장문 발표 과정에서도 우왕좌왕했다. 오전에 입장문을 공개했다가 이내 곧 거둬들였다. 내부 입장 정리를 거친 뒤 오후에 다시 내겠다는 것이었다.

최종 공개된 입장문에는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 입장 표명에 시간이 걸린 점 사과 등의 내용과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공개됐던 것과 비교하면 '김금희 작가, 최은영 작가, 이기호 작가, 윤이형 작가를 비롯해 이번 사태로 상처 입으신 모든 문인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부분이 빠졌다.

이상문학상 수상 합의 부문에서도 '우수상 수상 조건을 모두 삭제한다'는 내용이 '최우선적으로 기존 이상문학상 수상자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숙의와 논의 과정을 거칠 것'이란 내용으로 바뀌었다. 이상문학상 권위를 되찾는 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작가,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대책위원회를 조직하겠다는 계획도 삭제됐다.

작가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최은영 작가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저작권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갈취하려는 시도였다"며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알고도 고의적으로 저작권을 갈취하려 했다. 의도가 없었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을 살펴본 법조계 관계자도 "출판사가 저작권 일체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들이 필요한 목적에 맞는 권리만 부분적으로 가져가면 되는데 그렇지 않다. 과도하다"고 해석했다.

출판사가 저작권 일체를 가지면 작품을 통한 경제적 이익도 출판사가 갖게 된다. 작가가 작품에 대한 권리자로서 표절 시비 등에서 소송을 하거나 고소할 수 있는 권리도 출판사가 갖는다.

문학사상사가 공식 입장 발표에서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바꾼 것처럼 출판에 한 해 작품에 대한 권리가 필요했다면 '양도'가 아닌 '이용허락'만으로도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다만 출판사의 고의성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출판사의 저작권 조항이 법률 검토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한 것 같다는 해석도 있다. 통상 소설의 드라마나 영화제작 등에 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에 대한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는데 이번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들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수상 작가들이 내용을 잘 모르고 수상에 동의했다며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와 관련해 한 저작권업계 관계자는 기자의 질문에 내놓은 첫 답변에서 "저작권법은 창작자 위주로 보호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창작자 본인 보다 타인들에 의해, 타인들을 위해 이용돼 왔다. 

출판을 명목으로 내세운 저작권 횡포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저작권에 대한 인식 확산이 시급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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