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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숙대 입학 포기'…인권위 조사하면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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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10 15:10:31
성전환 이유로 괴롭힘·혐오→인권침해로 판단
성적 지향 문제삼아 시설이용 불허도 인권침해
인권위 "A씨 사건, 피진정인 특정 안돼 어려워"
인권단체 "정부 등 차별금지법 제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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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기상 기자 = 지난 5일 오후 찾은 숙명여대 명신관 앞 게시판에 트랜스젠더 A(22)씨의 합격과 입학을 두고 다양한 주장을 펼치는 대자보가 게시돼 있다. 2020.02.05.  wakeup@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인우 이기상 기자 = 성전환 수술 이후 숙명여대 법학과 진학을 꿈꿨던 트랜스젠더 A(22)씨가 일부 숙대 학생들의 반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입학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만약 이같은 과정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정식으로 조사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사건은 피진정인이 특정되기 힘들어 인권위 조사가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이지만, 조사를 가정해본다면 '인권침해'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0일 인권위의 성소수자 관련 이전 결정례들에 따르면 인권위는 성전환 또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 배척 등의 행위는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다수 내놨다.

인권위는 지난해 3월 구치소 입소 후 신체검사 과정에서 자신의 성별정체성이 남성이며 유방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을 받은 후 호르몬 투여 중이라는 사실을 밝힌 진정인을 괴롭히고,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기 위한 외부 진료를 허가하지 않은 구치소 근무자 등이 진정인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구치소장에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전환자에 대한 인권감수성 향상 교육 실시를 권고하고, 법무부에도 성소수자의 처우에 관한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 제39조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등의 행동 역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도 다수 나왔다.

지난해 4월 인권위는 성적 지향을 문제삼아 체육시설 이용 권리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포함된 퀴어여성단체가 체육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구 체육관에 대관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았으나 민원제기 및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뒤늦게 취소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한 판단이었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인 해당 구의 구청장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개선 및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성소수자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성소수자 단체에 반대 민원이 거세다는 이유로 장소 사용을 불허하는 일도 있었다. 인권위는 이때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이므로 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선 결정례들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처럼 헌법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강조한다. 특정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 성별 표현에 대한 차별·편견적 행동을 금지하는 요그야카르타 원칙을 지향하는 방향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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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성전환(남→여) 수술을 받은 뒤 최근 숙명여대로부터 최종 합격을 통보받은 트랜스젠더 A(22)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숙명여대 학생들이 지난 4일 오전 발표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트랜스젠더에 대한 입학 반대 및 성별정정 반대 성명서'에 서명한 인원이 1만명을 돌파(4일 오후 10시 기준)했다고 밝혔다. 2020.02.05.
이와 함께 국가인권위법에는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도 명시됐다.

다만 A씨 사건은 인권위의 진정 대상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에 따르면 본인 또는 제3자가 진정을 내면 정황 등 조사에 착수해 인권침해 여부를 공식적으로 가릴 수 있다. 그런데 A씨 사건은 피진정인을 특정되기 어려뤄서 진정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A씨 사건을 두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전국광역지자체인권위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헌법 제10조가 보편적 인권과 국가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국가가 소수자의 인권 침해를 막아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10년 넘게 국제인권기구로부터 성소수자를 비롯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를 받았고, 유엔 인권이사회 및 여러 국제인권기구는 일관되게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가 당사국의 중요한 의무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협의회는 "법무부는 그러나 1, 2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도 있었던 '병력자 및 성소수자' 인권 항목을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2018~2022)에선 삭제했고,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이 방치하는 사이, 전국 지자체의 인권 관련 조례들이 줄줄이 수난을 겪고 지자체 인권정책이 혐오세력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in@newsis.com,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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