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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국산 부품수입, 다변화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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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1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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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 제조업계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태로 초유의 '셧다운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자동차 등 국내 모든 완성차업체가 중국에서 공급받아온 전선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등을 제대로 수급받지 못해 공장을 멈춰세웠다.

현대차는 4일 오전 울산5공장 2개 라인 중 G70, G80, G90을 생산하는 1라인과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4공장 2라인이 가동을 멈춘 것을 시작으로 생산라인별로 탄력적 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10일 공장가동을 중단한 후 12일부터 일부 라인의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17~18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르노삼성의 경우 11~14일 부산공장을 임시 휴업한 후 주말 이후인 17일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지난 4~12일 평택공장 가동을 멈췄다.

완성차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줄줄이 중단하며 부품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차 가동중단에 맞춰 3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도 생산물량 조정과 공장가동중단 등 대응에 나섰다. 완성차 1차 협력사는 물론 2, 3차 협력사의 타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지난해 수입된 자동차 부품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1%였다. 특히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와 기타 와이어링 세트(자동차ㆍ항공기ㆍ선박용) 수입액 19억7600만달러 중 중국산은 86.7%나 됐다.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주력 생산 공장을 대거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배선뭉치'일 뿐인 와이어링 하네스가 국내 자동차 사업을 멈춰세운 이유다.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부품 수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시 대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우회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도 상당한 물량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부품수급에 한국만큼 큰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

중국은 사스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대형 전염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지나간다 해도 또 얼마 후에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우회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라 주요 원자재 수입이 막혀 한동안 공정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삼성, SK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국산화에 힘을 쏟고 유럽 중국 등의 수입선을 확보하면서 이젠 일본에 의존하다시피 했던 이전의 모습에서 크게 탈피했다.

따라서 자동차 등 중국산 부품수입 의존도가 큰 다른 제조업체가 이같은 일본발 리스크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매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단 한 곳의 특정 국가 문제 때문에 국내 공장들이 줄줄이 멈춰서는 일이 더이상 발생해서는 곤란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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