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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앞둔 트럼프 코드인사 셸턴…차기 연준 의장 후보?

등록 2020.02.13 15: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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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본위제 옹호, 연준 독립성에 이의

트럼프 입맛에 딱 맞는 주장들 펼쳐

[서울=뉴시스]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둔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지명자가 지난 2016년 9월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시한 본인의 사진. 당시 대선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셸턴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 고문으로 일했다. (출처=주디 셸턴 트위터 캡처) 2020.02.13.

[서울=뉴시스]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둔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지명자가 지난 2016년 9월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시한 본인의 사진. 당시 대선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셸턴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 고문으로 일했다. (출처=주디 셸턴 트위터 캡처) 2020.02.1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둔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지명자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초저금리를 촉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줄 셸턴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셸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초저금리 정책을 비판하다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금리 인하를 지지해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파격적인 경제관을 나타내온 셸턴이 연준에 미칠 영향력을 둘러싸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은 13일 셸턴 청문회를 연다.

셸턴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직을 위해 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이사직이 걸린 이번 청문회에서는 한층 더 날카로운 질문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셸턴을 연준의 소중한 독립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보는 많은 경제학자가 이번 청문회를 주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정책팀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로 셸턴을 지명한 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도 셸턴에게 던질 질문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1년째 접어든 사상 최장의 미국 경제 확대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거듭 확인했다. 2020.02.13.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1년째 접어든 사상 최장의 미국 경제 확대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거듭 확인했다. 2020.02.13.

그는 달러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금본위제에 긍정적이다. 금본위제는 주류 경제학에서는 힘을 잃은 개념이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금본위제를 공식 폐기했다. 셸턴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금본위제에 찬성하지만 실현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셸턴은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글에서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며 "금본위제 하에서, 사람들이 정부가 인쇄한 화폐가 가치를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금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저서 '지금 달러를 고정하자(Fixing the Dollar Now)'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아울러 연준이 백악관으로부터 독립한 존재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지난해 "나는 미국에서 연준의 역할을 규정한 법안에 독립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 법률은 "FRB는 의회 및 대통령과 손잡고 미국의 특정한 경제 전략 목표를 달성하도록 요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연준 인사들은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하게 옹호하고 있다. 역사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치에 얽매인 중앙은행들은 장기적으로 경제를 해치는 정책을 펴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연방 예금보험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발언도 논란이다. NYT에 따르면 한 의원은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 예금보험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고정환율제 지지 주장 등을 놓고 질문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셸턴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NYT는 셸턴이 이미 청문회 통과 전력이 있고, 능숙한 연설가라고 강조했다.

셸턴의 이례적인 주장을 둘러싸고 우려가 큰 건 그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았다며 수차례 비난해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서 성공할 경우 파월 의장의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셸턴은 파월 의장 후임자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의장직에 오르지 않는다면 개별 이사로서 연준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지는 인사는 총 12명으로,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연은) 총재 5명이다. 셸턴이 이사가 돼더라도 어차피 1표씩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반전시킬 여지는 제한적이다.

연준 이사들은 더 광범위한 정책 논의를 이끌기 위해 통상 공개 발언이라는 수단을 사용해왔다. 이런 적극성은 집단 사고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연준의 논의를 정치적 의제로 만들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셸턴이 FRB에서 다른 관점을 대변한다면 전혀 해가 될 게 없으며 어떤 면에서는 이점도 있다"며 "하지만 만약 이것이 FRB의 논의를 정치화하려는 시도이고 의장직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나라 전체에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셸턴과 함께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은 부총재도 지명했다. 셸턴과 월러 부총재가 모두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연준 이사 7명 중 6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용한 인사로 채워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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