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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민 대상 해조류연구센터장 "일본 김 이기려면 등급제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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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17 11:24:41  |  수정 2020-02-18 09:52:59
이상민 대상 해조류연구센터장 겸 김 사업팀장
"한국김 글로벌서 10년째 가격 제자리"
최대 김 생산 한국, 김 원료 공급국-글로벌 식품 선도국 갈림길
양적 경쟁서 질적 경쟁 패러다임 전환해야... 열쇠는 김 등급제
대상 자체 김 등급제 구축...AAA부터 B등급으로 나눠 제품 생산
물김 채취 어민들도 등급제 환영... "일본김보다 싸게 받아선 안돼"
대상, 인니 베트남에 국내 첫 김 공장... 해외시장 확대 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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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상민 대상 해조류연구센터장 겸 김 사업팀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일본·중국산 김에는 있고, 한국 김에는 없는게 있다. 바로 ‘등급’이다.

한국산 김을 사면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것은 맛있고 어떨 때는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채취해 온 물김을 등급 없이 제조업자의 경험에 기댄 ‘주관’에만 의존해 구입해 마른김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등급 없는 이런 생산 유통 시스템이 한국산 김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 세계시장에서 일본의 마른김은 1속(100장) 당 10만원을 쳐주지만 한국 김은 고작해야 7000~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른김 등급제 등 ‘국가가 기준을 품질을 체계화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부는 물론 학계, 산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논의는 제자리다.

‘급한 사람이 우물 찾는다’는 말이 있듯 기업이 나섰다. 김은 물론 장류, 김치 등을 해외로 수출해 K-푸드의 위상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대상이다.

대상은 제대로 된 김을 수출해 부가가치를 높여 한국을 김 종주국으로 만들자는 목표아래 국내 기업최초로 ‘해조류 연구센터’를 구축했다. 연구센터는 김 품질 등급은 물론, 원초 냉동보관 및 이력 추적 시스템 등 김 품질 향상을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 한국 김의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한 연구 생산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이 연구센터를 총괄하는 이상민 김 사업팀장겸 해조류연구센터장을 대상 본사에서 만났다.

이 센터장은 “김은 수산물 수출 1위에 오른 효자 품목이지만 여기서 안주할 게 아니다”면서 “고부가가치의 김을 생산해 글로벌 식품 선도국으로 갈지, 단순한 원료 공급국으로 남을지를 고민해야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첫 단추로 ‘김품질 관리 체계화’를 꼽았다.

그는 “많이 팔고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선 김 품질 체계화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상은 이를 위해 시스템 구축부터 나섰고 그 핵심은 등급제”라고 했다.

등급제는 시장 세분화를 통해 소비자의 폭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의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꿀수 있는 열쇠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김 등급제의 효과는 그뿐이 아니다. 불량률 감소와 안전성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한국 김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쯤되면 그를 김 등급제 홍보대사나 선봉장으로 봐야할 듯 싶다. 실제 그는 학계, 각종 협회, 정부 기관 등에 김 등급제도 신설과 품종 개발 등을 주장 설득하고 있다.

대상은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어 자체적으로 김 등급제를 만들었다. 11개 항목을 기준으로 원초를 5등급으로 분류하고, 등급별로 김밥용·스낵용·김가루용·어린이용 등 최적화된 용도로 제품화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대상이 생산하는 김은 한우처럼 ‘AAA+’ ‘AAA’ AA’ A’ ‘B’로 등급을 매긴다. 이물질 혼입률 제로에 가까운 트리플A급 김은 선물용이나 어린이용에 쓰인다.

기존에 없던 등급을 적용하는 ‘시도’에 대해 물김을 채취하는 어민 반발은 없을까.

이 센터장은 “좋은 김은 가치를 인정해서 그만큼 가격을 더 쳐준다. 좋은 김을 납품하는게 그들에게도 더 이득이기 때문에 더 좋은김을 생산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이전에는 아무 기준도 없이 트집잡아서 가격을 안쳐줘서 문제지 지금은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대상은 자체 등급별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품에 등급은 표시되지 않고 있다. ‘트리플A등급이라도 소비자가 그걸 알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했더니 이 센터장은 “우리도 그렇게 해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고 싶지만 과대 광고 등의 문제가 있어 그럴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구축과 R&D 비용이 더 들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민간이 우선 나서서 체계를 만드는 그 시작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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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목포에 위치한 대상 해조류연구센터에서 파지, 이물 검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해조류 연구센터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른김 품질등급제를 바탕으로 한 제품 차별화 및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은 현재 해외 25개국에 김을 수출하고 있다. 2018년 수출 실적은 198억원으로 2014년 대비 200% 성장했다. 매출은 국내외를 합쳐 400억원대에 이른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기업 최초로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에 김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베트남에도 최근 생산기지를 구축, 올해 상반기에 가동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높지 않은 대상이 해외에 두곳이나 공장을 건설했다는 점에서 무모한 투자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해외에서 공장을 한다고 하면 한국에서 산업이 빠져나간다고 보는데, 김 등급제로 품질을 높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산 김의 품질 향상을 보여주면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해외에 기지 두곳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제품인 조미김 상태로 수출을 하면 산패를 피할 수 없고 김은 부피가 크다보니 운송비가 많이 든다. 따라서 원료(마른김)를 한국서 보내고 현지에서 조미해 최고 품질의 김을 판매하는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해외 현지 생산으로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현지화하는 한편, 한국산 김 수요에는 별도로 국내산 조미김을 수출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실제 대상김이 히트를 쳤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대상 김은 ‘마마수카’ 브랜드로 팔린다. 마마수카는 현지 1위인 태국 김 ‘타오케노이’를 앞질렀다. 지난해 마마수카 매출액은 120억원에 이른다. 전년대비 65% 성장한 수치다. 현지에서 마마수카는 국내 김 보다 배이상 비싸게 팔린다. 마마수카에는 ‘청정원 김’이라는 한국 표기도 함께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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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상이 인도네시아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는 마마수카 김
그만큼 한국산 김에 대한 인식이 좋기 때문이다. 청정원의 그간의 품질 향상 노력이 이룬 결실이다.

베트남에서도 대상 김 반응이 좋다. 지난해 베트남 매출은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김 공장 가동이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이 센터장은 기대하고 있다.

대상은 대만, 태국, 미국 시장도 보고 있다. 대만과 태국은 한국 김 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은 비건 시장 확대로 한국 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일단 수출은 지속적으로 하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 성과를 보고 대만, 미국 등은 제조기반 구축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도 김 산업 지원 확대와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어 대상에는 호기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7월 ‘김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 2024년까지 김을 연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한국이 전 세계의 50%에 달하는 김을 생산하고 있고,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이 센터장은 정부의 지원책을 환영한다면서도 마른김·물김 등급제 구축 등 대상의 품질 개선 시스템에 주목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정부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어야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기업이 앞장서 나가면 자연스럽게 체계가 잡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진정성을 평가해 잘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전체 산업이 커가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산업이 성장하는 방향에 맞춰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제도적 표준을 잡아주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소비자에게도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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