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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돈가방 쟁탈전보다 전도연 존재감...'지푸라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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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18 11:58:02  |  수정 2020-02-24 10: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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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도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2020.0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연출력의 승리다.

신예 김용훈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돈 가방 쟁탈전'이라는 뻔한 소재로 평범한 인간들이 욕망 앞에서 어떻게까지 변모할 수 있을지를 그렸다. 과거 많은 영화를 답습하는 듯한 이런 소재와 스토리는 김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만나 흥미진진한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돈 가방을 따라', '각 인물의 사연을 따라' 시차를 달리해 진행되는 플롯이다. 영화는 이러한 교차 편집을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면 반감됐을 수도 있는 영화의 몰입도를 최고치로 끌어 올린다. 너무 복잡하게 꼬으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고, 뻔하게 흐를 경우 지루함을 더할 수 있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영화가 진행되기에 가히 탁월한 연출력이라 할 만하다.

영화는 누군가 한 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중만(배성우)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야간 사우나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우나 락커에 가방을 숨긴 이는 사라지고, 마스터키로 락커를 확인하던 중만은 가방을 발견한 뒤 그 안에 거액의 돈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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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0.01.07 photo@newsis.com
영화에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때문에 영화가 집중을 해치는 산만함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작은 캐릭터 하나 묻히지 않는다. 특별히 부각되도록 그려진 주연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각 등장 인물은 극의 얼개에서 각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발산한다. 캐릭터 구축에도 고심한 감독의 노력이 느껴진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는 항만 공무원 태영(정우성),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힘겹게 이어가는 중만(배성우),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

여기에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 기억을 잃은 순자(윤여정)까지. 모든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살아 숨 쉰다.

앞서 언급한 그의 연출 방식은 거장 감독 가이 리치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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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0.01.07 photo@newsis.com
물론 모든 캐릭터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정교한 캐릭터 구축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특히 극의 절반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전도연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전도연은 등장과 함께 극의 긴장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극에 대한 몰입을 한층 더한다.

영화가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는 노력 역시 빛난다. 영화는 살인, 폭력 등의 소재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해당 장면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최소화했다. 감독은 이러한 장면들 없이도 감독이 원하는 살인, 폭력 등의 소재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한편 적나라한 신들을 꺼리는 관객들도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에 대해 김용훈 감독은 "안 보여주는 것이 더 공포스러울 수 있고, 강렬할 수 있다"며, "관객들이 힘겨워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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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티저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0.01.02 photo@newsis.com
아쉬운 점은 영화의 확장성이다. 뻔한 소재를 탁월한 연출력으로 신선하게 풀어냈음에 반해 그 이상의 무엇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돈 가방'과 이에 관련한 인간 군상들의 '쟁탈전'을 흥미롭게 그려내지만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넘어서는 어떤 메시지를 적절히 전달하지 못하기에 영화가 끝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데는 실패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여운은 길지 않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최근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19일 개봉, 상영시간 108분, 청소년 관람불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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