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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야구계 사건사고, 선수 각성이 필요한 때

등록 2020.02.19 15: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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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계속 교육을 해도 이런 일이 생기네요. 선수들을 일일이 따라다닐 수도 없고."

지속적인 교육과 비교적 무거워진 징계 수위에도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건·사고가 잇따르자 한 야구 관계자가 한숨을 섞어 내놓은 푸념이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신년사를 통해 '클린베이스볼' 확립을 외쳤건만, 새해 벽두부터 KBO리그는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LG 트윈스의 투수 배재준(26)이 음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지난해 12월말 서울 용산구에서 술에 취해 여자친구와 다투고 있던 중 이를 말리던 일반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 앞서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배재준은 KBO로부터 40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을, LG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1월 초 NC 다이노스 2군 코치 A씨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NC는 A씨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야구 팬들의 짜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충연(23)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그는 음주 단속에 걸린 뒤 이를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 KBO는 최충연에 50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고, 삼성은 이와 별개로 100경기 출전정지, 제재금 6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에도 프로야구 선수들이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4월 강승호(26·SK 와이번스)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리됐고, 5월에는 전 삼성 베테랑 타자 박한이(41)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불명예 은퇴했다. 쉐인 스펜서(48) 전 키움 히어로즈 2군 감독이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일도 있었다.

KBO는 수 년 전부터 '클린베이스볼'을 외치며 선수 부정 행위 근절에 힘쓰고 있다.

KBO는 도박, 음주운전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각종 품위손상행위와 관련한 징계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또 사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매년 1월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시즌 직전 구단별로 부정 행위 방지 교육을 실시한다.

KBO는 2016년 기존 공정센터를 확대해 클린베이스볼센터도 신설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들도 자체적으로 시즌 중 수 차례 선수단을 대상으로 부정 방지 및 윤리 교육을 실시해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각성과 진정한 인식 변화 없이는 무거운 징계도, 예방을 위한 교육도 소용없다. 클린베이스볼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 관중 수는 최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했던 KBO리그는 지난해 총 관중수가 728만6008명으로 줄었다.

야구계의 각종 사건·사고도 관중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잇단 사건·사고에 실망한 팬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프로는 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 선수 개개인이 '프로의 자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변화해야 할 때다.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선례는 이미 차고 넘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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