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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례적 코로나19 기자회견…경제영향 차단 주력

등록 2020.02.27 14: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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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악재 가능성에 불안 최소화 노력

미 언론 "트럼프, 보건당국과 인식차 드러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기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반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전염병에 준비가 잘 된 나라들'에 관한 도표를 보여주고 있다. 10개국이 나와 있는 이 도표에 미국은 1위, 한국은 9위에 올라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한국 등에 대한 여행제한(입국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제한조치를 취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0.02.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기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반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전염병에 준비가 잘 된 나라들'에 관한 도표를 보여주고 있다. 10개국이 나와 있는 이 도표에 미국은 1위, 한국은 9위에 올라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한국 등에 대한 여행제한(입국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제한조치를 취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0.02.27.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해 입국제한을 할 때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동시간대에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격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이틀 간 인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첫 공식일정이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백악관 기자회견이라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최근 뉴욕증시 폭락 사태에 대해 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경제성과에 흠이 잡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란 배경에서였다.

또한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해 조치를 취할지도 관심이었다. NBC 등은 입국제한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Right now it's not the right time)"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결국 적절한 때가 올 수도 있다(eventually there could be a right time)"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미 국무부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던 시점에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재고)로 격상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였다. 이는 지난 22일 1단계(일반적인 사전주의 실시)에서 2단계(강화된 주의 실시)로 올린지 나흘 만이다. 미 국무부 여행경보는 총 4단계로 최고 등급은 '여행금지'다.

국무부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미 자체 최고단계인 3단계(경고)로 올린 것을 언급했다. CDC는 지난 22일 1단계(주의)에서 2단계(경계)로 올렸고, 이틀 만인 지난 24일 3단계로 상향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보건당국의 모순된 행보는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차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등에 미칠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 불안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방문 중인 지난 24~25일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트위터를 통해 계속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CDC를 비롯한 애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의 미국 내 확산 전망과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대응 비판 등이 시장을 공황상태에 빠뜨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중국 웨이하이 등 일부 지방정부가 한국과의 사전 조율 없이 한국발 항공기 탑승객을 강제 격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맹관계를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리는 매우매우 잘 준비돼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위험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백신을 매우 빠르게 개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양의 마스크를 주문했지만 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것이고, (잘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이날 회견에 배석한 아자르 장관은 "미국 국민에 미치는 위협은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격리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위협 수준은 빠르게 변할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확진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미국 CBS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책 책임자로 임명했다"며 "자신의 행정부가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애썼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CDC가 미국인들에게 정상적인 삶의 혼란과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동안 주식이 폭락하자 트위터를 통해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우려가 미 금융시장에 피해를 입혔다고 비난하고, 보좌진들에겐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과 부적절한 대응이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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