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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법정 간 타다…상생은 없고 상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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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28 11:33:45  |  수정 2020-02-28 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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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타다가 불법 콜택시 영업을 했다며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은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선고가 끝난 뒤 이례적으로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박 부장판사는 "타다 사건에 대해 1차적 법리 판단을 했는데 이를 계기로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의미있는 출구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판결 이후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이 대표는 "혁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반대로 택시업계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택시업계는 총파업까지 계획했었다.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달란 법원의 바람과 달리, 1심 판결이 출구전략을 찾는 계기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은 기존 입장을 계속 내세울 뿐 변화가 없다. 때문에 국회나 행정부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사건을 섣불리 사법부로 넘긴 것부터가 부적절했다는 비판만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대표 등을 기소한 것은 지난해 10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무부처 수장들은 "상생해법이 강구되고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성급했다는 취지의 비판에 검찰은 "기소가 불가피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데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결과적으로 "타다는 불법"이라고 주장해온 택시업계는 큰 명분을 하나 잃었다. 타다가 적법하다는 이번 판단은 향후 관련 법안 마련 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에서 택시업계의 목소리를 한층 약화시켰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타다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만큼 명분이 약해졌어도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 

타다 입장에서도 형사처벌을 피했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법부가 타다 서비스가 적법하다고 해도, 법률이 바뀌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법부로 사건이 넘어가는 순간 상생보다는 승자와 패자로 결론 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건은 승자조차도 명분 외에 실익은 없었다. 타다에 대한 기소가 성급했다고 비판받고, 타다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법부에 맞춰져서는 곤란한 이유다.

이해관계자들과 정부 정책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타다 논란에서 핵심은 '상생'으로 보인다. 해법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마련될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판단도 사회적 합의 이후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26일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결정했다.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치열하게 법리를 다투겠지만, 실익이 없는 사법부 결정보다는 국회나 행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에 관심이 집중되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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