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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수용' 서울지역 병원 주민들…"코로나 님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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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28 14:12:31
병원 인근 주민들 성숙한 시민의식…"이겨내자"
"내가 걸릴 수도, 내 자식이 걸릴 수도 있는건데"
"병원 치료하는 거면 전염 위험 없지 않나" 이해
가게 주인들 "코로나보다 경기 무섭다"는 토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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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한 병원 응급실 입구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지난달 의료진이 의심환자를 분류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2020.01.29.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앞. 전국 각지에서 비가 내려 쌀쌀했지만 시민의식만큼은 훈훈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 등 대형 민간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받기로 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의 반발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함께 이겨나가자'는 성숙한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 인근 인도에서 만난 70대 주민 유모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들어와 불안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당연히 더불어 돕고 살아야지 전염되는 것도 아니고 꺼릴 필요가 있나"라며 "내가 걸릴 수도 있고, 내 자식이 걸릴 수 있는 건데 어려움을 같이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얼마 전에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해주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고 감동받아 눈물을 흘렸다"며 "이런 식으로 더불어 (코로나19를) 이겨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은 전날 70대 코로나19 환자를 경북 김천의료원에서 이송받아 읍압병상에서 치료하고 있다. 자칫 '코로나 님비(Not In My Back Yard·지역이기주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주민들은 한결같이 "괜찮다"는 반응이다.

자영업자 이모(58)씨는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같이 이겨내야지 굳이 불안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노상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60대 A씨는 "확진자가 의료진과 함께 이송돼서 온거면 전염 위험은 없지 않느냐"며 "(근처 병원에서 치료하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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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난 5일 임시 폐쇄된 광주의 병원에서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의 안내를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2020.02.05. sdhdream@newsis.com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인근도 다를 바 없었다. 서울삼성병원도 코로나19 치료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서울삼성병원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정모(41)씨는 "아이가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병원이 원래 사람을 치료하라고 있는 곳인데 반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나나 다른 주민들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빨리 치료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병원 인근에서 배달 관련 업무를 하는 30대 김주현씨는 "신경 안 쓴다"며 "어차피 격리돼서 치료 받는 건데 길에 돌아다닐 확진자들이 무서운거지 병원에 있는 건 상관없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보다 장사 안 되는 게 더 무섭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인근 역 앞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하는 A씨는 "이 근처는 병원 장사인데, 면회가 금지되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며 "역 앞에 있는 포장마차들도 한 번도 쉰 적이 없는데 지금 며칠째 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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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송파구 방역 관계자들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예방을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송파구청 제공) 2020.02.27. photo@newsis.com
잠실나루역 2번 출구 앞에는 포장마차 5~6개가 모두 회색 비닐로 꽁꽁 감겨있었다. A씨는 "다음 주부터는 나올거라고 했는데 지금 상황이 이래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삼성병원 정문 길 건너편 블록에 자리잡은 가게들 일부는 이날 아예 장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기자가 인근을 돌아본 결과 건강신발 판매점과 네일샵, 족발가게 등 몇몇 가게들은 입구에 적힌 영업시간이 지났음에도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 외에도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이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2022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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