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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코로나19 유족 "신천지라고 거짓말 했으면 검사라도 제대로 받았겠죠"

등록 2020.02.29 15: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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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사망자 딸 "신천지 아니면 검사 못 받는다"

"말이 좋아 자가격리지 일반인은 검사 안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02.25.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차라리 신천지라고 거짓말을 할 걸 그랬어요. 그러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텐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14번째 사망자 A씨의 딸 B씨는 2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신천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마는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A씨가 지난 25일 발열과 심한 기침 등으로 대구 서구보건소 등을 찾았지만 신천지도 아니고 중국 등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가 서구보건소를 방문한 지난 25일은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소가 폐쇄된 날이다.

앞서 서구보건소는 지난 23일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었다.

지난해 폐렴을 심하게 앓았던 A씨는 지난 22일부터 기침과 몸살기운으로 아팠다. 열은 없었다.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02.25.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A씨는 지난 24일 이비인후과를 방문하고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A씨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B씨는 코로나19로 전국이 떠들썩하니 서구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B씨는 "구보건소에 전화를 하자 첫 마디가 '중국을 방문했냐?'고 물어 그래서 '아니다'라고 했다"며 "이어 '신천지인가요?' 재차 물어 또 '아니다'고 답하니 이어 '문자 안받았죠?'라고 되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A씨가 신천지와 어떠한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고 서구보건소 측에 밝히자 돌아 온 답은 "신천지와 연관이 없기 때문에 문자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신천지 위주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이면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B씨는 검사비를 지불하면 대구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02.25.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B씨는 A씨와 지난 27일 대구의료원에 방문해 그동안 A씨에게 있던 질병을 모두 적고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3~4일 뒤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A씨는 다음날(지난 28일) 새벽 호흡곤란과 근육경련 등의 증세를 보였다. 구급차를 타고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A씨는 오전 6시39분 숨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A씨가 숨진 다음에야 나왔다.

특히 B씨는 "엄마는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가 아닌 서구보건소 등이 그냥 돌려보내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B씨는 "엄마는 지난해 폐렴으로 입원했었고 폐에 물이 차 병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어도 살아 난 사람이다"며 "폐렴으로 이렇게 단시간에 죽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19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02.19.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19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엄마는 신천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었다"며 "코로나19 검사만 제대로 받고 돌아가신 이유가 지병이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B씨는 "말이 자가격리지 이건 그냥 보건소가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그냥 돌려보낸 것이다"며 "신천지가 아닌 일반인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코로나든 뭐든 그냥 가다 죽어야 된다"며 "정말 코로나19로 의심돼 진료를 받고 싶다면 신천지라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와 경북지역의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524명이다. 대구가 2055명, 경북이 469명이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해 사용 중인 병상은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 등 총 893개이다.

정부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대구보훈병원, 국군대구병원, 국립마산병원 등에 입원한 환자를 다른 기관으로 전원 조치해 오는 3월5일까지 1000여 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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