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5부제 첫날' 마스크 구매기…5시간동안 11곳 발품 팔았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3-09 17:56:32
'영등포→광화문→종로 약국거리' 방문은 11곳
약국·지역마다 마스크 개수, 입고시간 다 달라
약사들 "언제 들어올지 몰라…주는대로 받는다"
구매자들, 소형 마스크라도 사야겠다고 아우성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정부가 '마스크5부제'를 실시한 첫날인 9일 기자는 오전 9시부터 약국을 방문하기 시작해 오후 2시께 서울 종로 온유약국에서 공적마스크 두매를 구입했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약국 11곳 방문. 시간은 5시간10분.'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첫날인 9일, 공적 마스크 2매를 사기까지 들인 노력이다. 1986년생으로 월요일인 이날 마스크를 살 자격이 생긴 기자는 '영등포→광화문→종로'를 거쳐 마침내 공적 마스크 2매를 손에 넣었다.

◇거주지 인근 당산역 약국 6곳 "오후에나 들어와"

9일은 태어난 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만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이날 오전 9시 거주지인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인근의 한 약국을 찾아 마스크가 들어왔느냐고 묻자 "오후 2시 이후에나 들어올 것 같다"는 약사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 약사는 총 몇개나 들어오겠냐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말했다.

9시9분께 2번째로 찾은 당산역 인근 약국 역시 마스크가 입고되기 전이었고 약사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250매 정도가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9시13분께 방문한 당산역에서 50m 거리에 위치한 약국은 번호표를 발부한 상황이었다.

기자와 동시에 약국에 들어선 한 중년 남성이 약사에게 "1961년생인데 마스크를 못 사느냐"고 물었다. 약사는 "오전 8시반쯤에 발부한 번호표 100개가 20여분만에 동이 났다"며 "다른 약국에 가보셔야할 것 같다"고 말해줬다. 중년 남성은 한숨을 쉬더니 약국을 떠났다.

이어 당산역 버스 정류장 근처에 위치한 약국 2군데와 당산역 지하에 위치한 약국도 쫓아갔지만 허탕을 쳤다. 한 약사는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며 "우린 주는대로 받는다"고 짜증을 냈다.

마스크 5부제 실시로 오전부터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서울 전역에 공적 마스크가 아직 안 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서울 역삼동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오전 9시15분께 역삼역 근처 약국에서 구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약국도 30분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그때서야 서울이라도 다 같은 시간에 마스크 판매되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으며 정부가 시행한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약국에 공적마스크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3.09. chocrystal@newsis.com
◇광화문 약국들도 사정 제각각
 
종로구로 이동했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인 11시께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광화문에 위치한 약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심지어 같은 거리상에 있는데로 오전에 마스크가 입고된 곳이 있고 안 들어온 약국이 있었다. 서로 인근에 있으면서 마스크 입고 시점이 왜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약사들도 "모른다"고만 말했다.

광화문 사거리의 한 약국에서 만난 1991년생 김모씨는 "점심시간에 붐비기전에 마스크를 사러 일찍 나왔는데 오후 2시나 넘어서야 들어온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 약국가 100m도 안 떨어진 광화문 사거리 지하에 위치한 한 약국은 이미 오전에 마스크가 들어왔고 이미 매진된 상황이었다. 직장인 5~6명이 점심식사 전 이 약국을 들렀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나왔다.

이 약국 약사는 "10시반쯤에 250매가 들어왔는데 15분만에 다 나갔다"며 "내일은 또 몇매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청계천 인근에 위치한 한 약국 문에는 '공적마스크 3시에 입고 예정'이라고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그걸 못본 사람들은 약국에 들어가서 입고 유무를 물었다. 약사들은 문이 열리는 동시에 "마스크 아직 안 들어왔다"고 말했다. 

◇5부제라고 해도 사전조사는 필수
 
이쯤되자 초조해졌다. 같은 시간 서울 잠실의 어느 약국에선 마스크를 판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광화문과 그나마 가까운 종로 약국거리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이 모여 있으니 1곳 정도는 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동시에 종로 약국거리 약국들에 전화를 걸어보기 시작했다.
associate_pic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전 출생연도의 끝자리가 1번인 시민이 신분증을 보여주며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월요일인 9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이면 마스크를 구입할수 있다. 2020.03.09. jc4321@newsis.com
종로 보령약국에 전화하니 "150매 정도가 오전 10시에 들어왔는데 매진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바로 옆에 위치한 종로 온유약국에 전화하니 "아직 입고 전"이라는 '희소식'이 들렸다.

오후 1시40분께 도착한 온유약국 앞에는 15명이 줄을 서 있었다. 약국 직원이 나와 "이쪽으로"라며 줄을 설 방향을 안내했다.

대부분 노령층인 고객들은 줄을 서서 마스크 입고를 기다렸다.

지나가던 노인 남성 1명이 약국 앞의 줄을 보더니 약사에게 "마스크를 파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곧바로 "뒤에 가서 줄 서세요"라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 바로 앞에 줄을 서 있던 A씨는 "이 근처에서 근무하는데 오전에 마스크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주변 분들이 이 동네 품절됐다고 해서 포기했다"며 "그런데 여기는 아직 매진이 안됐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온유약국은 오후 2시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다. 줄을 오래 서 있던 한 중년 남성과 노년 남성이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 이들은 각각 1964년생, 1949년생으로 이날 구매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자는 오후 2시10분께 마스크 2매를 결국 샀다. 그나마도 낮 12시부터 인근 약국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입고 전인 곳을 알아본 후 찾아와 시간에 맞춰 줄을 섰기 때문이다.

약국 직원 1명과 약사 2명은 3인 1조 체제로 5매가 든 마스크를 2매씩 소분하는 작업과 주민등록증 입력, 계산 등을 나눠서 했다. 약국은 현금과 카드를 모두 받았다.

이날 기자가 마스크를 산 약국은 250매가 들어왔지만 그 중 50매가 소형이었다. 판매 개시가 된지 40분 정도가 지나자 대형 마스크는 동이 나고 소형만 남았지만, 사람들은 서로 소형이라도 구매하겠다고 했다.

약사는 10일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과 수량을 묻자 "언제 몇개가 들어올지 모른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