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장기기증 홍보활동' 50대 여성…뇌사에 생명나눔후 영면

등록 2020.03.19 11:27: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지난 12일 뇌출혈로 갑작스레 쓰러져

간·신장 등 장기 기증하고 세상 떠나

본부, 기증인·이식인 간 교류 허용 촉구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고(故) 정현숙(51)씨가 5명의 환자들에게 간·신장·각막 등 장기를 기증하며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뇌사 시 장기 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하며 생명나눔 운동을 응원해왔다. 2020.03.19. (사진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고(故) 정현숙(51)씨가 5명의 환자들에게 간·신장·각막 등 장기를 기증하며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뇌사 시 장기 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하며 생명나눔 운동을 응원해왔다. 2020.03.19. (사진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뇌출혈로 쓰러진 50대 여성이 5명의 환자에게 장기기증을 한 뒤 영면했다. 

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고(故) 정현숙(향년 51세)씨는 지난 12일 뇌출혈로 갑작스레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생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던 정씨의 뜻에 따라 가족들은 장기 기증에 동의했으며, 정씨는 5명의 환자들에게 간·신장·각막 등을 기증했다.

지난 2007년 장기기증운동본부 강원영동지부의 초대 본부장을 역임한 정길영 목사의 여동생인 정씨는 정 목사와 함께 본부에서 근무하며 장기 기증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당시 '뇌사 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하면서 생명나눔 운동을 응원해왔다.

정 목사는 "여동생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통해 사랑을 나눈 여동생이 자랑스럽다"며 "누군가의 삶과 생명이 여동생을 통해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생명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보라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당신의 사랑은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기를 세워 조문객들과 함께 고인의 생명나눔 뜻을 기렸다.

또한 이날 오전 8시께 진행된 고인의 발인 예배에서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직접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대상으로 추모사를 전하며 고인의 숭고한 나눔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 패밀리'를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 및 심리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해온 장기기증운동본부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 허용이 가장 시급한 예우 방안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현재 국내에서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31조 '비밀의 유지'에 의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정보 공개가 금지돼 있어 장기기증인의 유가족들은 이식인의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 1월 장기기증운동본부는 도너 패밀리와 함께 유가족과 이식인의 교류를 막는 '장기이식법'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