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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강'에 흔들리는 20학번, 대치동 학원가로 다시 몰리나…반수생 늘어날 조짐

등록 2020.03.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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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강의로 교수·친구 못 만나…소속감↓

'1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 확대도 부추겨

6월 모의고사 신청 시 N수생 비중 윤곽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캠퍼스 자연대3호관 203호 강의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 녹화 시연회가 열리기 앞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캠퍼스 자연대3호관 203호 강의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 녹화 시연회가 열리기 앞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0.03.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 올해 치러질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 변수 하나가 더 생겼다. 바로 대학에 적을 두고 다른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반수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22일 수험생들이 주로 찾는 대학입시 정보 관련 포털 카페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는 지난 1일부터 반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240개 이상 쏟아졌다.

신입생으로 추정되는 이 카페 한 회원은 지난 19일 "학교 아직 가지도 않았고 사이버 강의하는 거 보다가 질려서 반수하기로 했다"며 "그냥 수능특강(EBS) 사서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철학과 20학번'이라는 닉네임의 다른 회원은 "편입하려고 했는데 개강연기됐으니 그냥 수능 반수할까요" 하며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은 '새터 등 아무 것도 못가고 제대로 얼굴도 못보고 반수를 해야 하는지, 편입 준비나 해야 하는지 딴 생각이 많아진다"며 "저만 이런 가요"하고 물었다.

이 같은 글에는 "전화위복이다" "요즘 다 그런 것 같다" "반수 생각 안 했던 애들도 요즘 엄청 생각한다" 등의 말이 줄을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학번 신입생들이 반수에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는 바로 첫학기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적기 때문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대신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노트북 등을 이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2020.03.1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대신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노트북 등을 이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2020.03.16. [email protected]

2주간 개강을 연기했던 대부분 대학이 지난 16일 개강을 하기는 했지만 캠퍼스 강의실은 조용하기만 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대학들이 사이버강의, 학생들이 흔히 '싸강'이라고 부르는 원격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또는 카페나 PC방 등에서 원격강의를 듣고 있지만 서버가 과부하되거나 동영상 흐름이 끊기는 상황, 음질이나 화질이 낮아 수업 내용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불만은 곳곳에서 폭주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아직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성균관대는 '인서울' 대학 중 처음으로 원격수업을 1학기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부경대는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원격수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격수업을 들으면서 남는 시간에 반수를 준비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대학에는 휴학문의, 학원에도 반수 문의가 늘면서 반수 희망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위기는 감지된다"면서도 "수험생 수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에 예년보다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고3보다 재수·반수생이 수능에 유리한 만큼 정시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소장은 "올해 수능부터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일부 출제범위가 바뀌긴 하지만 이과는 작년보다 기하·벡터 분야가 제외됐고 문과 역시 국어 범위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도 다시 문을 여는 학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마스크를 한 학생이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2020.03.19.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도 다시 문을 여는 학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마스크를 한 학생이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2020.03.19.  [email protected]

이 소장은 "반수생은 성적을 가리지 않고 균등하며 오히려 하위권이 더 적다"면서 성균관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서도 의·치·한의대 입시에 도전할 3수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처럼 반수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경우 대학의 중도탈락률이 높아지고 추후 국고사업이 연계된 대학평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마음이 흔들린다고 해서 신입생들이 실제 반수를 택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이사는 "반수를 준비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해도 학생들이 반수를 결심하는 구체적인 계기는 실제 학교생활 경험이나 주변 학생들과의 비교"라며 "지금은 대학생활 또는 대면 기회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마이너스 요인도 있다. 반수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은 '침소봉대'"라고 봤다.

반수생 또는 재수생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인지는 지금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실제 윤곽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 신청 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소장은 "재수생과 반수생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면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고3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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