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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 없었으면 어쩔 뻔…코로나19에 헌혈 軍 의존↑

등록 2020.03.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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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서울 등서 채혈 간호사 코로나19 확진

헌혈 군인 위험 가능성 있지만 헌혈 중단 불가

두 달간 장병 6만 여명 참여…단체 헌혈의 절반

군인 단체 헌혈 의존도 높아 최다 신기록 수립

적십자사 "군이 헌혈 중단하면 헌혈자 급감"

[서울=뉴시스]육군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사랑의 헌혈운동’ 캠페인을 펼쳐 온 육군이 단일기관으로 최단시간에 최다헌혈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37사단 장병들이 헌혈하는 모습. (사진=육군 제공) 2020.03.2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육군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사랑의 헌혈운동’ 캠페인을 펼쳐 온 육군이 단일기관으로 최단시간에 최다헌혈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37사단 장병들이 헌혈하는 모습. (사진=육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헌혈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군인들이 혈액 부족 해소를 위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피를 뽑는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뒤늦게 드러나는 사례가 있지만 정부는 혈액 확보를 위해 군인 단체 헌혈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소속 간호사 A씨는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18일과 19일 포항 해병부대에서 단체 채혈 업무를 했고, 해병부대는 A씨와 접촉한 장병 등 149명을 검사했다. 23일 오후 2시 기준 149명 중 14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명 검사 결과 역시 곧 나올 예정이다.

해당 간호사와 군 장병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위생을 고려한 덕에 감염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나왔다면 포항지역 해병대 부대원들 사이에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군은 단체 헌혈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저희가 그 지역에서 확실하게 이 사항이 개선될 때까지는 당분간은 중단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헌혈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사가 채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대한적십자사 서울중앙혈액원 소속인 간호사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확진 전까지 군 부대 3곳을 비롯해 서울 영등포경찰서, 강서경찰서,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채혈한 것으로 드러났다. 180명 넘는 군인과 경찰이 격리돼 검사를 받았지만 마스크 착용 등 덕에 다행히 감염된 인원은 없었다.

이처럼 우려가 있는 상황이지만 헌혈 업무를 관장하는 대한적십자사는 군인 단체 헌혈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군 부대 집단 헌혈을 지속해야만 의료기관에서 쓸 혈액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1월21일부터 3월22일까지 군 장병 6만2801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이는 전체 단체 헌혈 실적 11만5041명 중 54.6%에 해당한다. 2018년 1년간 단체 헌혈 중 군 부대가 차지한 비중이 약 3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일반단체 등 주요 단체 헌혈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급감하면서 군 부대 의존이 심해진 것이다.

군에 대한 단체 헌혈 의존도가 높아지다 보니 신기록이 수립될 지경이다.

육군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월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5일간 헌혈 행사를 열었다. 장병 3만8167명이 나서 1526만㎖를 헌혈했다. 1526만㎖는 국내 단일기관이 최단 시간에 모은 최다 헌혈량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7일치 혈액 소요량에 해당한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23일 뉴시스에 "고등학교 단체 헌혈의 경우 개학 연기로 4월까지 미정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단체 헌혈이 지속적으로 취소되면서 군 부대 헌혈 참여가 특히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군 부대 단체 헌혈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국민(수혈자) 건강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국가적 혈액수급 관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지속 기간 동안 군인 헌혈에 상당량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국방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단체 헌혈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적십자사 채혈 직원 감염 여부를 전수조사하는 한편 채혈 시 군인 헌혈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적십자사도 "단체 헌혈 군 부대가 안심하고 헌혈할 수 있도록 의심직원 PCR 검사 시행과 채혈 직원 동선 관리체계 마련 등 강화된 안전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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