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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속 축제라니"…울산 지자체 '벚꽃축제' 개최 '눈총'

등록 2020.03.24 1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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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조명' 설치 등 이색 방법으로 개최 홍보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디로…시민 반응 냉담

서생포 왜성에 핀 벚꽃(뉴시스 db)

서생포 왜성에 핀 벚꽃(뉴시스 db)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전국의 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울산의 한 자치단체가 벚꽃축제 개최 의사를 밝혀 눈총을 사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캠페인과도 반하는 정책이라 적지않은 비난이 예상된다.

울산시 중구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약사동 일대에서 제3회 약사벚꽃축제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약사동 행정복지센터는 동 브랜드 사업 일환으로 '겨울을 지나온 벚꽃, 당신의 마음에 피다'는 주제로 올해로 세 번째 벚꽃축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공연, 체험행사, 음식판매 등의 집단행사는 하지 않는 대신 야간경관을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사동 행정복지센터는 동 브랜드 사업비 200만원을 들여 평산초삼거리에서 약사사거리까지 170m구간 40그루의 벚꽃나무에 조명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약사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공연 등 행사는 열지 않지만 명맥 유지를 위해 야간 조명을 설치하는 정도로 축제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간 경관 조명 설치가 인파를 불러모으기 위한 수단 아니냐는 지적이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구 유곡동 주민 신모(37·여)씨는 "최근 꽃구경 다녀온 사람 중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인파가 몰리는 축제를 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역행하는 행정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최진호 약사동장은 홍보자료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실천으로 전국적으로 봄꽃 축제가 줄줄이 취소됨에 따라 축제를 이색적인 방법으로 개최하게 됐다"며 "은은한 조명이 더해진 아름다운 벚꽃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즐기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구의 축제 강행은 타 구군과는 다른 행보라 더욱 이목이 쏠린다.

남구도 23일부터 27일까지 열 계획이었던 무거천 궁거랑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벚꽃 개화 시기 무거천과 벚꽃나무를 비추던 야간 조명도 켜지 않을 계획이다.

남구 치수계 관계자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일환으로 가로등을 제외한 나머지 조명은 따로 켜지 않을 것"이라며 "상춘객 인파를 조금이라도 차단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4월 5일까지 향후 2주간 행사, 여행 등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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