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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로리대장…'n번방 10대들' 제대로 처벌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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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31 21:30:00  |  수정 2020-03-31 21:32:22
조주빈 '후계자' 태평양 등 다수 회원 10대
소년범은 장기 10년 못 넘어…신상 비공개
법조계 "온정적 처분은 잘못된 신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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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이를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운영자와 회원 중에 10대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디지털 환경 등이 달라진 만큼 처벌 수위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유현정)는 지난 5일 조주빈(25)의 후계자로 불리는 대화명 '태평양' A(16)군을 아동 성착취물 등 제작·배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박사방' 유료 회원이었다가 지난해 10월부터는 직접 텔레그램 방의 운영진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로리대장태범'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B군(19)이 n번방을 모방해 '제2의 n번방'을 개설하고, 여중생 등을 협박해 동영상을 찍고 배포한 사실도 드러났다. B군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n번방 운영자뿐만 아니라 회원 중에도 다수의 10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년범 처벌 수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소년'이라는 이유로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이 내려졌던 과거 사례 등이 소환되며 무거운 형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센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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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현행 소년법은 19세 미만인 자를 '소년'으로 규정한다. 소년법 제60조에 따르면 소년범의 경우 장기는 10년을 넘지 못하도록, 단기는 5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있다. 같은 법 제59조는 18세 미만 소년에 대해 사형과 무기형은 15년의 유기징역으로 바꿔 작용한다고 돼 있다.

특히 만 10~13세가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면, 소년법에 따라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다. 촉법소년에게 적용되는 1호~10호의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인 10호는 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최장 2년)으로, 전과에 남지 않는다.

앞서 지난해 8월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의 경우 최근 보호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피해자의 부모는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가해자는 그저 나이가 어리고 평판이 좋았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며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31만1865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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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박사')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  mangusta@newsis.com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신종 성범죄가 생기는 상황에서 소년범에 대한 가벼운 처분이 내려진다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재범 등 향후 또 다른 범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신상정보 공개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사범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소년법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디지털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n번방과 같은 신종 범죄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아동·청소년들이 신종 범죄를 더 잘할 수 있음에도 온정적인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량도 낮은 데다가 신상도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 정도도 괜찮을 거야'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 정서와 상당히 다르게 흘러가게 될 것이다. 소년범에 대해 그간 '온정주의'로만 대한 것은 아닌지 고려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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