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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난긴급생활비, 1인가구 33만원·5인가구 55만원?…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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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4-01 18:09:40
서울시 "서울 전체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예산 책정해 반영한 것"
전문가 "지출하는 비용 대비 가용자원 달라 형평성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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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시민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재난긴급생활비' 신청 접수를 오늘(30일)부터 시작한다. 신청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5부제'를 시행하며 인터넷 사용이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및 장애인을 위한 '찾아가는 접수'도 병행한다. 온라인 접수를 하지 못한 시민들은 오는 4월16일부터 5월15일까지 동주민센터에서 현장접수가 가능하다.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은 선착순이 아니며, 신청 이후 소득 조회를 통해 지급 결정이 완료된 지원 대상자에게 모두 지급된다. 사진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민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현장접수를 위해 인터넷 등을 점검하고 있다. 2020.03.3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서울시가 재난긴급생활비 첫 수혜자로 40대 1인가구에 33만원과 50대 5인가구에 55만원을 지급하면서 재난긴급생활비 실제 수령액을 놓고 어떤 기준에 의해 액수 산정이 이뤄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내 가구원 수 비율에 따라 지급액수를 책정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받는 가구원 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달라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인가구에서는 서울사랑상품권으로 10% 추가지급 받아 한 사람당 최대 33만원을 사용할 수 있지만, 55만원을 수령하는 5인가구 입장에서는 가구원 1인당 최대 11만원 밖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일 40대 남성 1인가구와 50대 여성 5인가구에 처음으로 재난긴급생활비 각각 33만원과 55만원이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됐다. 시는 재난긴급생활비를 중위소득 100% 이하 모든 가구에게 구성원에 따라 1~2인가구 30만원, 3~4인 가구 40만원, 5인 이상 가구 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서울 전체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책정한 것이다. 현재 서울에는 1인가구가 122만9000가구(32%)로 가장 많다. 이어 ▲2인가구 97만7000가구(25.4%) ▲3인가구 80만7000가구(21%) ▲4인가구 63만7000가구(16.6%) ▲5인가구 18만7000가구(4.9%) 순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처음 재난긴급생활비 관련 기준을 세울 때 서울 내 1~2인가구 등 가구원 비율에 따라 예산을 책정한 것"이라며 "가구비율 분포를 확인하고 거기에 따라 예산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구원 수에 따라 실질적으로 사용가능한 액수가 달라 정책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난긴급생활비를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수령시 1인가구는 최대 33만원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5인 가구의 경우 최대 수령금액인 55만원을 수령하더라도, 가구원 수 1명당 11만원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이모씨는 "서울시가 재난긴급생활비를 준다고 해서 4인가구인 우리 가족의 소득을 확인해 신청하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받는 액수가 40만원 밖에 안돼 턱없이 부족하다"며 "가구원수가 많은 만큼 나가는 돈도 많은데 4인가구에서 44만원 쓰는 것과 1인가구가 33만원 쓰는 것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초에 서울시의 이 같은 예산 책정은 정책적 효과를 발생시키기에 제한적이고, 행정력을 효과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 의도한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선 지급대상의 범위를 좁히고 지급액수를 늘려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설계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연구원 소속 전문가는 "서울시의 예산 설계의도는 충분히 이해하겠으나, 재난긴급생활비를 실질적으로 수혜받는 가구들 입장에서는 액수의 문제가 굉장히 클 것"이라며 "중위소득 이하 100%로 범위를 넓게 산정해 놓기 보다는 차라리 지급대상 범위를 줄이고, 가구당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액수의 금액을 늘렸다면 형평성 논란이 일지도 않았을 것이다. 꼭 나가야 하는 비용은 있는데 쓸 수 있는 가용자원이 다르다면 이 역시 정책적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제도 자체가 엉터리"라며 "제도를 시행할 근거가 없는데, 가구당 다 사정이 다른데 가구당 두려다 보니 받는 사람 입장에선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 정책은 원천적으로 효과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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