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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불륜드라마냐 스릴러냐...'닥터 포스터'와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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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4-06 16:01:47  |  수정 2020-04-06 17:03:17
1·2회 호평일색에서 3·4회 방영 후 반감도 나와
원작 시즌 1와 시즌 2 연결·각색 등도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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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캐릭터 포스터 (사진=JTBC 제공) 2020.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코로나 시대에도 화제는 역시 안방 드라마다.  불륜을 다룬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주말 드라마시장을 평정하며 변곡점을 맞았다. 원작인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기준으로 말이다.

지난달 27·28일 첫 방영 후 '부부의 세계'는 그야말로 쫄깃한 긴장감이 백미다. 의사인 주인공만 몰랐던 '남편의 불륜'을 눈치채면서 반전을 거듭한다. 거짓말에 속는 척 하면서 남편을 점점 덫에 가두는 부인 김희애의 피가 거꾸로 솟는 연기 내공에 숨 죽이며 그녀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첫 방송에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중이다. 지난주 3·4회 방송도 시청률은 15%를 돌파했다. 배우들의 연기, 제작진의 연출, 이야기의 구성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일색이다.

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가 머플러에 붙은 머리카락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의심은 '그냥 불륜 드라마'를 넘어서 '스릴러를 품은 웰메이드 불륜 드라마'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졌다. 

지난주 3·4회 방송은 막장 드라마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도 있다.

남편의 친구이자, 옛날부터 자신을 바라보던 옆집 남자친구(김영민)와 함께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장면 때문. 하지만 이는 지선우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복수로,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여자라고 바람피울 줄 몰라서 안 피우는 게 아니다. 다만 부부로서 신의 지키며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니 너도 이런 짓 그만해라”며 당당하게 경고를 날린다.

주눅든 남자 앞에 거의 '악녀 포스'를 보여주지만 김희애의 세련미로 시원하게 처리되는 장면은 기존 불륜 드라마와는 다른 쿨한 현재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부부의 세계'는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치열한 심리전이 빠르게 전개되며 감정과 관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부부의 세계'와 원작 '닥터 포스터'는 얼마나 비슷하고 무엇이 다를까?

'닥터 포스터'는 시즌 1 2015년 9~10월, 시즌 2 2017년 9~10월 방영됐다. 시즌 1은 평균 시청자 수 951만명을, 시즌 2는 1020만명을 기록했고 각각 방영 이듬해 열린 '내셔널 텔레비전 어워드'에서 올해의 드라마상을 차지했다.

훌륭한 성적을 거둔 원작이 있는 만큼 '부부의 세계'가 원작과 비교 받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각색이나 연출, 구성 등 모두 비교 대상이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4회까지 큰 틀에서의 차이는 없다.

'닥터 포스터' 각 시즌은 5화로 구성돼있다. 총 10화 분량이다. 반면 리메이크작인 '부부의 세계'는 16부작 드라마다. 물리적인 양만으로도 6회분이 차이난다.

원작 시즌 1의 5화와 시즌 2의 1화 사이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한다. '부부의 세계'가 이 부분을 원작처럼 이끌어갈 지, 원작과 차별화되는 각색을 담아낼 지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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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원작인 영국드라마 '닥터 포스터'. (사진 = 닥터 포스터 홈페이지 캡처) 2020.04.06.photo@newsis.com

 호평이 자자한 원작 '닥터 포스터'와 '부부의 세계'는 이때까지 어떤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을까.

남편을 향한 지선우의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시점인 이태오의 생일파티 현장에서 처음으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는 친구 손제혁(김영민)과 주먹 다툼을 한 남편 이태오를 치료해준 뒤 몸이 안 좋다며 혼자 먼저 집으로 돌아간다. 아들 준영(전진서)은 이후 이태오의 친구이자 지선우의 동료인 설명숙(채국희)과 함께 집에 돌아온다.

반면 원작에서는 애당초 젬마 포스터(지선우 역할)가 남편 사이먼 포스터(이태오 역할)에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당부한 뒤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생일파티 현장에서 지선우가 이태오와 여다경이 남몰래 손잡는 것을 보는 장면이나 여다경이 이태오에게 지선우와의 관계 정리를 촉구하는 모습, 두 사람이 파티장 외곽에서 따라 만나는 모습을 아들 준영이 목격하는 장면 등은 원작에서 찾아볼 수 없던 장면이다.
 
여다경이 지선우를 직접 찾아와 진료 받는 장면도 원작과 차이가 있다. 원작에서는 케이트(여다경 역할)가 젬마의 동료 의사 로스(설명숙 역할)에게 진료 받으러 오고, 젬마가 자신이 진료하도록 조정한다.

이 추가, 각색된 장면들은 이야기 속 갈등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부부 갈등에서 가장 가까운 제3자일 수 있는 자녀가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했다는 점과 내연녀가 남자의 부인을 직접 찾아가면서 보여주는 당돌함은 문제의 심각성을 돋보이게 하면서 공분까지 이끌었다.

반면 일부 장면들은 원작과의 차이점들은 개연성을 다소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 듯하다.

극 중 등장하는 이혼 전문 변호사는 지선우에게 이혼 준비를 코치한다. 때로는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지선우에게 자극을 준다.

불륜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밟는 수순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이혼 상담을 위해 찾아간 변호사의 행동과 발언치고는 과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그의 등장 자체가 갑작스러웠다.

원작에서는 이 변호사가 젬마의 환자로 등장한다. 의사 대 환자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자연스레 변호사 대 의뢰인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진다.

이태오 어머니의 죽음 부분도 원작과 다르다. 이태오의 어머니는 지선우에게 남편의 외도를 한 번 눈감아주고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다가도 지선우의 틈이 보이지 않는 성격에 이태오가 한 눈을 판 것 아니겠냐는 원망 섞인 말도 던진다.

그러나 원작에서 시어머니는 젬마에게 남편의 외도가 2년 동안 진행됐음을 알게 하는 인물이자, 남편의 외도를 경험한 인물로써 아들의 외도로 젬마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인물이다. 남자가 외도한 원인을 며느리의 성격과 연결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이러한 각색은 일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고리타분하다"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자아냈다.

한 30대 여성은 "복수에 대한 더 큰 쾌감을 주려고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라떼는 말이야'처럼 고리타분한 대사나 설정들이 보여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대사가 좀 90년대 같은 부분이 있었다. 저런 불륜 상황에서 여자 탓으로 몰고 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예고편을 통해 추측해보면 '부부의 세계' 5회에서는 지선우가 이태오와 여다경의 관계를 여다경 부모에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

관계의 폭로까지는 원작이나 '부부의 세계'나 다를 바 없다. 다만 이 과정이 어떤 식으로 풀어지는지, 폭로 이후 어떤 전개가 펼쳐질 지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부의 세계'가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 작으로 거듭날 지,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는 없다'는 말의 한 예에 그칠지는 현 시점의 변곡점에 어떤 대처를 보일 지에 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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