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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저유가'에 허덕이는 정유업계…정부, 지원책 고심

등록 2020.04.06 14: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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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비축유 구매 확대·석유비축시설 대여 등 검토

"현재 상황 반영한 비축유 구매계획 곧 내놓을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차에 경유를 넣고 있다. 2020.03.2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차에 경유를 넣고 있다. 2020.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하락과 저유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정유업계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는 한국석유공사, 정유업계와 이런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회의에서 업계는 정부에 비축유 구매를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비축유는 국내 석유 수급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석유공사에서 확보해두는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석유가스(LPG)를 말한다. 석유공사는 매년 계획을 세워 그 양만큼 비축유를 구매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으니 정부에서 더 사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이른바 '유가 전쟁'에 따른 업황 악화도 한몫했다.

저유가 국면은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반대다. 정유사는 원유보다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긴다. 이를 정제마진이라고 하는데 유가와 제품가격이 동시에 내려가면서 이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현재 산업부는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구리, 용인, 평택, 서산, 곡성, 여수, 거제, 울산, 동해 등 9곳의 석유비축기지에서 비축유를 보관하고 있다.

먼저 업계에서 요구한 대로 비축유 구매를 늘리는 방안이다.

앞서 산업부는 관련 예산으로 314억원을 책정해뒀다. 액수 자체는 지난해(462억원)와 비교해 32%가량 줄었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해 사들일 수 있는 비축유의 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원유 15만 배럴과 경유 12만 배럴을 확보한 바 있다.

검토 결과를 반영한 올해 비축유 구매계획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축유 구매는 국내 정유회사를 포함해 국제 지명 경쟁입찰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른 방안은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정유회사에 대여해주는 것이다. 이러면 수요 부족으로 쌓인 재고에 대한 보관비용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비축유 구매를 급격히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한 차례 편성했기 때문에 재원 확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저유가 등 현재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서 비축유 구매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며 "업계에서 건의한 내용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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