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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인 결별통보에 이불 가위질…헌재 "재물손괴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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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4/09 12:00:00
사실혼 관계서 동거…다투다가 물건 파손
기소유예 처분에 헌법소원…'취소' 결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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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다가 다툼이 벌어져 물건을 파손했더라도 공동 소유물이 아니면 재물손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재는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검찰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B씨와 동거하는 등 사실혼 관계에 있었으나 다음해 6월 B씨에게 결별을 요구했다. B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A씨는 이불이나 카페트 등을 가위로 자르거나 밥통을 던졌고, 수사기관에 넘겨져 재물손괴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불 등은 B씨와 동거하기 이전에 구한 것으로,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며 "기소유예 처분은 현저하게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와 B씨는 사실혼 관계를 맺었고, B씨도 이불 등을 사용하기는 했다"면서도 "사실혼 관계가 유지된 기간이 짧은 점, A씨와 B씨 사이에 물건들의 소유권에 관한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볼 때 물건들에 대한 소유권 귀속이 두 사람의 공동 소유로 변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물건들은 재물손괴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은 중대한 수사 미진 또는 증거 판단의 잘못이 있다"며 기소유예 취소 결정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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