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르포]"쌤도 처음이라 실수 투성이네~"…온라인 개학 학생·교사 좌충우돌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4-09 12:22:35
전국 고3·중3 오늘부터 학교에서 원격수업 시작
구글 클래스룸에 실시간 출석체크 기능 활용해
"매일 아침에 댓글로 조회할테니까 댓글 달아줘"
답답한 학생들 교사에게 직접 전화 걸어서 질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한 교사가 9일 서울 도봉구 북서울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온라인 개학식을 시청하고 있다. 9일 중·고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은 16일,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에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2020.04.0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이기상 기자 = 전국 중3, 고3이 사상 처음 온라인 개학에 나선 9일 오전 8시30분 서울 도봉구 북서울중학교. 2층에선 조례와 온라인 개학식과 1교시 공개 시연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교사 5명이 시연을 지켜보러 교무실에서 올라와 있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처음 시도해보는 원격 교육인 만큼 교사들의 얼굴에서도 호기심이 잔뜩 묻어나고 있었다.

정길재 학년부장(체육교사)가 우선 개학식 시작 전 조례를 먼저 진행하면서 노트북에 장착된 스피커를 향해 말했다.

"시간표 보이니? 오늘 1교시는 체육으로 잡혀 있어. 그 전에 온라인 개학식을 할거야. 구글 클래스룸 체육방에 들어가면 올려놓은 콘텐츠가 있어. 이해했니?"

그러자 스피커를 통해 "네"라고 일제히 대답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아이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하루 일과를 공지했다. "우리는 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영상 조회를 하고 아침에는 댓글로 조회를 할거야. 아침에 댓글 달아줘! 끝낼께 안녕!"

오전 8시40분. '구글 클래스룸' 플랫폼에 온라인 개학식 영상이 올라갔다. 사진 녹화된 영상을 학생들이 2분에 걸쳐 영상을 내려받는다. 교장 선생님이 원격으로 아이들에게 당부의 얘기를 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강조했다.

영상을 지켜보던 고천석 교감은 "한 달 전부터 수업을 준비했고 학생들과 소통이 어려웠던 문제도 해결했다"며 "컴퓨터를 1·2학년 학생에 12대, 3학년 학생에 15대를 빌려줬다. 기기 문제도 없다"고 자신했다.

온라인 개학식에는 학생들이 모두 참석했을까. 시작 6분만에 '구글 클래스룸' 출석 통계가 집계됐다. 중3 전교생 146명 중 50명이 출석을 확인했다. 9시4분께 66명, 1분 뒤엔 69명 등 실시간으로 출석이 기록됐다.

다음은 체육수업이었다. 정 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준비했다. 이날 수업에선 오리엔테이션 성격의 과제가 주어졌다. 미리 촬영한 수업 영상을 보고 있다는 인증샷을 찍어 올리기였다.

영상을 학생들이 제출하면 선생님은 댓글로 반응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한 학생은 "댓글 언제까지 올려요?"라고 물었고, 정 교사는 "오늘(9일) 자정 전에 올려줘"라고 답했다.

그런데 정 교사가 인증샷을 올릴 수 있도록 작업을 하지 않아 아이들이 선생님 지시에 따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정 교사는 즉각 아이들에게 "썜(선생님)도 처음이라 실수 투성이네요~여기로 과제 제출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한 교사가 9일 서울 도봉구 북서울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9일 중·고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은 16일,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에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2020.04.09. radiohead@newsis.com
이날 오전 8시34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상황도 비슷했다. 녹화된 영상으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학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 말씀과 담임선생님 소개, 원격수업 일정을 안내한 뒤 평가 일정까지 공개됐다. "6월1일부터 4일까지는 중간고사, 7월27일부터 31일까지는 기말고사"라는 내용이었다. 대학입시 일정부터 수시 학생부 작성 기준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오전 9시30분 도선고 한 교실에선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미술수업이 진행됐다. 수업 영상을 틀어주고 교사가 화면 오른쪽 하단에 얼굴을 비췄다. 출석체크는 구글 클래스룸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1명 학생 전부 제 때 댓글을 단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는 학생들과 원격 화상 서비스 '구글 행아웃'을 갖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영상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학생이 많았는지 "영상은 수업 영상 게시물을 클릭하면 됩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제가 켜놓은 것보다 학생들이 영상을 늦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영상을 19분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다른 학생은 15분30초간 보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아이들마다 다르게 기록됐기 때문이다.

북서울중 정길재 교사는 "이틀 전(7일)에는 절반이 안 들어와서 개별로 불러내 점검했다"면서도 "오늘(9일)은 체육수업에 전원 출석하고, 학교 가고 싶다는 학생도 있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고천석 교감도 "큰 발걸음을 내딛는 오늘인데 처음은 좀 미약할 수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wakeup@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