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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평론가, '단색화'가 아니라 '단색조 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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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4-13 12:14:41  |  수정 2020-04-13 12:52:32
서울 이태원 박여숙 화랑, '텅빈 충만'전
단색화 대표 박서보·정상화등 18명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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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여숙화랑 '텅빈 충만'전 전경. 사진=박여숙화랑 제공. 202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모든 이들이 모노크롬 페인팅(monochrome painting)의 번역어인 단색화라는 말을 아무 저항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단색조 회화를 너무 외형적, 형식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

미술평론가 정준모씨가 이전 '단색화'로 명명됐던 그림을 '단색조 회화'라고 교정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단색조 회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 내용과 형성되는 과정인데, '단색화'라는 언어적 의미로 한정함으로써 더 중요한 다른 요소들이 ‘색’에 갇혀버렸다는 주장이다. 재료의 물성(物性)을 통한 ‘시각적 촉감’과 시간적 중첩, 행위의 반복등을 '단색조 회화'의 중요한 특징으로 꼽았다.    

이 같은 주장은 그동안 내세운 '단색화'의 명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색화. 미술평론가 윤진섭씨가 2012년 만들어낸 새로운 '미술 장르'다. 영어로도 'Dansaekwha'라고 쓰며 해외에서 '한국미술의 대표 그림'으로 각광받았다.

반면 당시에도 화가·평론가등 미술계는 갸우뚱했다. 서구 미니멀리즘의 한 경향인 모노크롬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그림자가 붙어있었다. 이전 미니멀리즘으로 분류됐던 국내 단색 추상화가 '단색화'로 명명되면서, K아트 글로벌 마케팅이 뜨거웠다. 한가지 색이나 한가지 기법으로 제작된 그림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 4~5년간 화랑도 경매사도 '단색화'에 빠져,  '단색화만 그림이냐'는 불만도 터졌나왔다. 아트테크 시대 '단색화 마케팅'의 승리였다.

'단색화'와 '단색조 회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미 단색화 영광을 모두 누린 상황에서 '단색조 회화'는 어감은 어색하지만, 정준모 미술평론가의 주장은 한국미술의 적확한 담론을 도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단색화 그림을 '단색조 회화'로 다시 만나볼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 박여숙화랑에서 열린다.  정준모씨와 손잡고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중 단색으로 작업해온 작가 총 18명의 작품을 '단색조 회화'로 집중 조명한다.

 2014년 중국 상하이 SPSI미술관에서 처음 열었던 ‘텅 빈 충만: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의 순회전을 마감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상하이, 베이징, 베를린, 자카르타, 상파울루, 홍콩, 부에노스아이레스, 테헤란, 하노이에서 전시를 열었다.

박서보, 정상화, 정창섭, 윤형근등 단색화 대표 작가로 알려진 그림과 차세대 단색화 작가로 불리던 김택상, 남춘모, 김태호의 작품, 박여숙화랑 작가로 알려진 권대섭, 최상철, 최병소를 비롯해 김덕한, 윤상렬 이진영 등 젊은 작가의 작품도 소개한다.

'단색화', 단색조 회화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한국의 전통자연관을이바탕이다. 수묵화와 서예의 정신인 여백, 관조, 기, 정중동, 무위자연, 풍류등을 총칭해서 한국의 정신적 가치를 내면화하는게 특징으로 단순한 미학의 서양의 모노크롬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박여숙 화랑은 "이미 세계 현대미술사의 일부로 편입된 일본의 쿠타이나 모노하가 있는 반면 하나의 온전한 미학적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단색조 회화'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담론을 도출해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장르로 세계미술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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