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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성공여부 관심..."자금력 겁나"

등록 2020.04.19 06:00:00수정 2020.04.19 09: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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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온라인쇼핑몰 모은 '롯데온' 이달 출범

AI 기반, 온·오프 넘나드는 퍼스널 쇼퍼 자청

업계선 "이미 이커머스서 하던 것" 공통 반응

[서울=뉴시스] 롯데그룹의 7개 온라인쇼핑몰을 한 데 모은 롯데온이 이달 말 대대적 출범을 앞두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시스] 롯데그룹의 7개 온라인쇼핑몰을 한 데 모은 롯데온이 이달 말 대대적 출범을 앞두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롯데그룹의 7개 온라인쇼핑몰을 한 데 모은 롯데온이 이달 말 대대적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까지 불리는 대규모 통합작업이지만 핵심 장점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업계 참가자들은 '무섭지 않은 상대'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를 로그인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롯데의 온라인 쇼핑 통합플랫폼 '롯데온(ON)'이 베일을 벗는다.

롯데가 말하는 핵심 경쟁력은 '개인 맞춤형 솔루션'이다. 400여개의 상품 속성 정보를 분석해 고객의 취향을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쇼핑전문가인 퍼스널 쇼퍼가 VIP고객의 쇼핑을 돕듯 취향과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물건을 추천해준다는 설명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롯데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롯데온에 유통·서비스·문화 등 접점에서 확보한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백화점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구매하고, 마트에서 고기를 샀다면 롯데온이 '캠핑'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해 텐트를 추천하는 식이다. 롯데온은 롯데멤버스 3900만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정확한 쇼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만3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쇼핑과 연동하는 것도 롯데온의 장점이다.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주문한 뒤 1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바로배송서비스도 도입한다. 주문 상품을 퇴근길 찾아갈 수 있는 '바로 픽업' 서비스도 본격화한다.

롯데가 말하는 빅데이터와 AI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정교한 기술인지는 아직 공개 전이지만, 현재까지로는 그다지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A채널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개한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롯데가 말하는 기술이 기존에 없던 것이 아니다"라며 "오프라인에선 고객 정보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지만 온라인몰은 모든 것이 데이터화될 수 있는 채널인데, 이커머스가 갖춰야할 너무도 당연한 기본 요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게다가 이미 존재하던 쇼핑몰을 통합 로그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 없던 채널이 새로 생기는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도 긴장감이 덜하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통합 이커머스 통합법인인 쓱닷컴이 신설법인으로 공식 출범하기 전에도 이미 계열사 통합 로그인이 가능한 상태였다.

B채널 관계자는 "없었던 쇼핑몰이 생기는 게 아니고, 합치는 것 만으로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차이가 없으리라고 본다. 기존 업체 입장에서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시장에 들어온다고는 생각 안 한다"며 "오픈 초반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긴 하겠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롯데의 역량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 입장에서 정작 무서운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자금력이다. 유통공룡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만큼, 오래 버틸 수 있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얼마나 혁신적인 기술을 들고 나올 것인지보다는, 롯데가 오픈마켓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C채널 관계자는 "오픈마켓에 본격적으로 진출해서 셀러 확보에 치중하기 시작하면 판매자들 갈라먹기가 시작되는 게 무서운 것"이라며 "쿠폰 형식으로 클릭 당 광고료를 지급해서 신규 셀러를 유치한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고 했다.

기존 조직들을 하나로 뭉치는 과정에서 사공이 너무 많아지는 것도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 의사결정이 힘든 상황에서 급하게 출범을 하면 새로 시작하는 오픈마켓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C회사 관계자는 "계열사를 묶는것보다 별도의 이커머스 계열사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며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오너기업이 적응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에서는 롯데가 지닌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구매 관련 빅데이터가 종합 분석돼 상품이 추천된다. 기존에 이런 데이터가 연동돼 분석되는 쇼핑몰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확실히 편리해졌고 혜택을 더 챙겨준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시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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