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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코로나 타격에 한달새 7.6조 '증발'…올해 또 마이너스 찍나

등록 2020.04.29 14:36:20수정 2020.05.11 10: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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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누적수익금 한달새 7.6조 빠져…총 364조

해외주식 '선방'…운용성과 아닌 환율상승 덕택

하반기 경기회복하면 연중 마이너스 벗어날 듯

국민연금, 코로나 타격에 한달새 7.6조 '증발'…올해 또 마이너스 찍나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 2월 말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했다. 코로나19가 상반기 내에 잡히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이 2018년에 이어 다시 역성장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2월 말 현재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0.45%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로써 국민연금기금의 설립 이후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5.21%, 누적 수익금은 총 36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 수익률 마이너스로…선방한 해외주식도 운용능력 아닌 환율 덕

국민연금기금의 설립 이후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지난달 5.32%에서 한 달 새 0.11%포인트 하락했다. 누적 수익금은 371조8000억원에서 364조2000억원으로 7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군별로는 금액가중수익률 기준 국내주식 -7.75%, 해외주식 -2.95%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수익률을 떨어뜨렸다. 반면 해외채권 7.85%, 대체투자 3.68%, 국내채권 2.06% 등은 수익을 냈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대폭 증가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약세를 보였으며 해외 증시도 코로나19의 팬데믹 공포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보이며 약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9.59% 하락했다.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 달러 기준)도 같은 기간 7.45% 내렸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군에서 코스피 하락률을 1.84%포인트 웃도는 성적을 냈다. 더불어 해외주식은 무려 4.5%포인트 상회했다.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에서 벤치마크(BM) 대비 상당한 시장수익률 상회를 보인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 덕이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시장대비 시간가중 수익률을 보면 해외주식 수익률은 원화 기준으로 따졌을 때 -2.92%인 반면 달러 기준으로 따졌을 때 -7.56%로 크게 하락한다. 이러한 변화는 원·달러 환율이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5.02% 상승해 발생했다. 달러 기준 수익률은 시장 대비 -0.11%포인트 밑돌아 해외주식 선방은 운용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바=신화/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발병 사태를 시시각각 평가해 왔으며 놀랄만한 확산성과 심각성, 그리고 무대책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라고 선언했다. 2020.03.12.

[제네바=신화/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발병 사태를 시시각각 평가해 왔으며 놀랄만한 확산성과 심각성, 그리고 무대책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라고 선언했다. 2020.03.12.

◇3월엔 '팬데믹 우려' 반영…코로나19 잡히면 '연중 마이너스' 벗어날 수도

국민연금은 지난달까지 수익률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은 지난달 팬데믹 우려를 반영하며 급락했다. 아울러 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지며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연간 운용손실 0.92%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찍은 바 있어 역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위기지수는 지난달 24일 93.4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다소 하락해 이달 15일 81.8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위기지수가 90점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2008년 금융위기(93점),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93.5점), 2015년 그리스 디폴트(90.1점), 2016년 미국 양적완화 중단(91.5점) 등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실장급이 참여하는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 운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자산 간 분산효과 감소에 따라 총위험, 액티브 위험이 늘어났다.

특히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수익률 완충 작용을 해주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달 국내 주식과 채권은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민연금의 코로나19 대응 시나리오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국내외 경제가 역성장하고 하반기에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주식군이나 대체투자군의 수익률 부진이 회복하며 마이너스 수익률까지 악화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제시하는 하방 시나리오로 이어질 경우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연금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오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가 이어지며 경기침체가 발생, 주요기업 도산과 체계적인 리스크로 이어져 내년까지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을 가정한다.

이처럼 국내외 경제가 내년까지 역성장할 경우 시스템 위기로 나타나며 전 자산군의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현재 중장기적 경기 전망은 불투명해 2분기 대응방안을 우선 마련한 뒤 시장상황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측은 "지난 2월부터 위기대응 특별팀을 가동해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기금의 장기 수익을 높이기 위한 관점에서 시장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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