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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송계 프리랜서 고용불안, 코로나 탓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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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04 1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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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종편 채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으면서 방송계에도 고용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TV 시청시간은 늘었지만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방송을 쉬거나 촬영 일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종편 채널들은 지난 2월부터 일부 기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 ,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비행기 타고 가요2'의 베트남 다낭편 등이 잇따라 촬영을 취소했다.  금토드라마 '유별나 문세프'의 처음 방송일은 3주뒤로, TV조선도 히트프로인 '내일은 미스터트롯' 결승전 녹화마저 1주일 뒤로 미뤘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종편 채널들이 종방한 프로그램의 후속작을 정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JTBC는 4월 27일 방송예정이던 월화드라마 '모범형사'의 첫 방송을 아예 7월로 미뤘다. 대신 사전 제작된 드라마 '야식남녀'를 방송하기로 했다. 현재 방송 중인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후속은 새 드라마가 아닌, '부부의 세계' 원작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가 특별 편성됐다.

예능에서는 지난달 26일 '77억의 사랑', 27일 '돈길만 걸어요-정산회담'이 12회로 막을 내렸다. 이들 프로그램 모두 2월에 처음 방송된 후 1~3%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JTBC는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 예능 프로그램을 정하지 못했다. 대신 기존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3'속 화제의 명장면을 다시 방송하는 '팬텀싱어3 늦기 전에 정주행' 1, 2부를 이 프로그램 방송대에 편성했다. 

TV조선은 코로나로 중단한 기존 드라마의 방송 재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트콤 부활을 예고하며 3월 29일 처음 방송한 예능 드라마 '어쩌다 가족'은 휴방한 후 3주가 지난 현재까지 방송을 언제 재개할지 미정이다. 또 '어쩌다 가족' 제작사인 산사픽처스는 2월부터 일부 스태프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제작진이 촬영 보이콧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송 제작 관계자는 "드라마는 방송이 돼야 돈을 받는다. 방송이 중단되면 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생활 방역 체계로 전환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는 5월 중순이 지나야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프리랜서 스태프들의 고용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방송 제작현장 관행상 계약서 없이 구두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방송계 비정규직·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은 4대보험, 퇴직금, 연차휴가, 시간외수당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임금체불 경험자도 절반을 넘었다. 이런 방송계의 고질적 문제들을 모두 '코로나 때문'이라고 둘러댈 수 있을까.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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