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허벅지 스트레칭· 등근육 풀기, 발레리나와 랜선 홈트 어때요?

등록 2020.05.06 10:37: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강미선등 유니버설발레단 홈트 영상 호응

[서울=뉴시스] 강미선 수석무용수 홈트. 2020.05.06. (사진 = 유니버설발레단 인스타그램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미선 수석무용수 홈트. 2020.05.06. (사진 = 유니버설발레단 인스타그램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쪽 다리 무릎을 바닥에 대고 벽에 발바닥을 붙인 다음에 반대쪽 다리를 90도 각도로 유지시켜준다. 그리고 조금씩 엉덩이의 균형을 맞춘 다음에 골반이랑 허벅지가 늘어나는 느낌이 될 때까지 뒤로 밀어준다.

지난 1일 유니버설발레단(UBC)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수석무용수 강미선의 허벅지 스트레칭 영상 속 동작이다.

강미선은 "자극이 너무 세다고 느끼면 조금 더 쉬어주시고, 다시 등을 세운 상태에서 조금씩 벽 쪽으로 뒤꿈치가 엉덩이에 닿을 때까지 닿아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강미선의 남편인 같은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등근육 강화 운동을 선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부터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단체운동시설은 꺼리는 분위기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속 홈트레이닝(홈트) 영상이 인기인데, 최근 코로나19로 휴지기를 맞이하고 있는 무용단 소속 전문 무용수들의 홈트 영상이 새롭게 올라오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니버설발레단은 '유니버설 랜선홈트'가 눈길을 끈다. 평소 궁금해도 쉽게 알기 힘들었던 현역 단원들이 즐겨하는 '나만의 운동팁'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미선·노보셀로프 부부 영상 조회수는 이날 오전 현재 3200뷰를 넘겼다. 발레리나를 들어올리는 리프트를 거뜬히 감당하는 수석무용수 이현준은 근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스쿼트 운동을 지난 4일 게재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 무용수들의 운동법이라 어렵지 않을까. 강미선은 "요가, 필라테스 동작을 응용한 것이 많아 어렵지 않다"면서 "큰 탱탱볼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면 바닥에서 하는 것보다 배로 힘들고 운동이 된다. 공위에서 중심을 잡으면 '코어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집에서 녹화한 영상인 만큼 평소 보기 힘든 무용수들의 일상을 자연스레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강미선이 홈트 장면에서는 강아지 '진주'가 등장하고 이현준의 홈트 영상에는 그의 쌍둥이 자녀인 '루온'과 '루리'가 계속 등장한다. 네티즌들은 육아하는 아빠 무용수에 흐뭇해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현준 수석무용수 홈트. 2020.05.06. (사진 = 유니버설발레단 인스타그램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준 수석무용수 홈트. 2020.05.06. (사진 = 유니버설발레단 인스타그램 캡처) [email protected]

해외에서는 유명 발레리나 위주로 온라인에 클래스와 홈트레이닝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많았다.

마린스키 발레단 솔리스트인 마리아 호레바,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전문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홈트 영상이 드물었는데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국립현대무용단도 관련 콘텐츠를 내놓는다.

무용수 25명이 각자의 공간에서 홀로 춤추는 셀프 영상을 릴레이로 게재해 호응을 얻은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3일부터 네이버TV와 유튜브에 5주 동안 매주 수·금요일마다 온라인 트레이닝 콘텐츠 '유연한 하루'를 선보인다.

남정호 예술감독과 올해부터 연습감독으로 함께하는 현대무용가 안영준이 진행한다. 스트레칭부터 현대무용의 다양한 동작까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영상을 올린다

프랑스에서 장-고당 무용단의 단원으로 활동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를 지낸 남 감독은 "35년간 다양한 사람들에게 현대무용을 가르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자신의 몸을 직접 움직임으로써 '생의 에너지'를 갖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연한 하루'를 통해 많은 분들이 '몸과 마음이 일치하는 온전한 시간'을 경험하며 일상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으로 클래스를 받는 것은 일반 대중뿐만 아니다. '발레의 거장' 카를로스 로페즈는 전문 무용수들을 상대로 하는 클래스를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로페즈가 영상을 통해 무용수들에게 "땀은 좀 흘렸는가?"라며 묻고 동작들을 지시하고 있는 모습을 스케치한 내용이 포함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필요성에 의한 사회적 고립으로 발레 무용수들이 자가 격리를 하더라도, 자세와 형태에 중점을 둔 수업을 매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강미선도 "아침에는 스트레칭, 요가 중심으로 운동을 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꾸준히 발레 바(bar)를 놓고 클래스를 한다"고 했다. 클래스는 무용수들이 본격적인 연습이나 일정 소화 전에 몸을 풀고, 신체를 만드는 시간이다.

[서울=뉴시스] 권요한 '혼자 추는 춤'. 2020.04.14.(사진 =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요한 '혼자 추는 춤'. 2020.04.14.(사진 =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email protected]

캐나다의 세계적 공연예술 단체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첫 한국인 단원인 홍연진도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은 쉬고 있지만 '태양의서커스' 아티스트들과 홈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등 몸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같이 일하는 아티스트끼리 30~40분씩 그룹 영상통화를 하면서 같이 운동을 한다.

홍연진은 "동료가 필라테스 영상을 만들어 보내주면 그걸 보면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틀에 한번 저녁 시간에는 요가매트를 깔고 극장에서 하던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발레 명문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에 정단원으로 입단한 지 3년 만인 지난달 수석무용수로 초고속 승급한 박원아도 영상 등을 통해 발레단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다.
 
발레단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이번 시즌이 끝나는 5월 초까지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이후 여름휴가 두 달을 보내고 시즌이 다시 시작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지난달 한국에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박원아는 코로나19로 인해 승급소식을 샌프란스시코 발레단 헬기 토마슨(Helgi Tomasson) 예술감독과 페이스타임을 통해 전달 받기도 했다. 승급 소식 등을 전하기 위한 최근 발레단 미팅도 온라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열렸다.

온라인이 점차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무용수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했다.

강미선은 "관객들이 발레단들의 과거 공연 영상들로 공연 관람 욕구를 해소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무용수들의 호흡을 느끼면 감동은 배가 될 것"이라면서 "그전까지 홈트로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