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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상공인 긴급대출...혼란에서 안정까지

등록 2020.05.08 11: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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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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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표주연 기자 = 소상공인 긴급대출이 지난 6일 종료됐다. 신용불량자나 세금체납자가 아니라면 1000만원씩 빠르면 3일, 늦어도 5일안에 목돈을 쥘 수 있는 '긴급대출'이었다. 이 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불거진 뒤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에게 급한 자금을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시작은 혼란스러웠다. 대구와 경북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지역에서는 수 천명의 소상공인들이 밤새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여기에 기존 보증 대출과 긴급대출이 동시에 시행되면서 어느 창구로 가야할지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뒤엉켰다. 또 준비해야할  서류를 제대로 알지 못해 현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소상공인들이 부지기수였다.

이 때문에 긴급대출 접수 첫날인 3월25일 실제 접수는 고작 255건에 불과했다. 수 천명이 몰려 밤새 줄을 선 것 치고는 미미한 수치다. 현장의 긴박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실제 현장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오전에 종로 소상공인센터에 갔더니 (사람이 밀려) 오후에 다시 오라고 하더라. 일해야 하는데 대출 신청에 하루가 다 가버렸다"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양한 정책 대안을 빨리 마련했다는 점이다.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해 대출신청 홀짝제를 시행했다. 또 서류를 현장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무인 민원서류 발급기를 도입했다. 박영선 장관은 주요 센터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다.

이후 하루 접수건수와 실행건수는 빠르게 늘었다. 본격 운영이 시작된 4월부터는 하루 처리건수가 2000~3000건으로 늘었다. 6일 종료까지 6만8587건, 7212억원이 공급됐다.

전국에 불과 62개 센터를 가진 소진공이 약 4주동안 6만여 건의 대출업무를 처리했다. 소진공은 본부직원 110명, 지역본부 인력 170명을 대출업무에 배정했다. 단기 채용인력 170명도 투입했다.

국방부에서 금융, 회계 등 대출 관련 전문인력 65명을 지원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박영선 장관의 요청에 국방부 장관은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만 국방이 아니다. 국가 위기를 돕는 것도 국방'이라며 흔쾌히 군인들의 차출을 수락했다.

접수는 종료됐지만 소진공은 이미 받은 접수건을 모두 처리할 계획이다. 이 긴급대출을 위해 준비한 돈이 모두 3조1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주까지 2조원에 달하는 돈이 더 집행될 수 있다.

분명히 시작단계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그러나 비교적 빠르게 현장의 혼란을 줄여나가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 점은 칭찬해 줄 만하다. 큰 파도를 넘은 만큼 이후 정책 추진에서 더 유연하고 기민한 정책과 집행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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