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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100여년 만에 로고 바꾼 BMW…변화과정 살펴보니

등록 2020.05.12 0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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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100여년 만에 로고 바꾼 BMW…변화과정 살펴보니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지난 3월 독일의 유명 자동차브랜드 BMW가 변경된 로고를 선보였다. 100년이 넘는 BMW 역사에서 로고가 변화된 것은 6차례에 불과하며,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바뀐 이번 로고는 23년만의 새 얼굴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BMW는 1912년 칼 프리드리히 라프가 뮌헨에 설립한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라프 모토렌 베르케'에 뿌리를 둔 자동차업체다.

오스트리아 엔지니어인 프란츠 요세프 포프와 그의 동업자인 막스 프리츠는 1916년 경영위기에 처한 라프 모토렌 베르케를 인수, 1917년 회사 이름을 '바이에리셰 모토렌 베르케'로 변경했다. 이 때부터 바이에리셰 모토렌 베르케는 BMW로 불리게 됐다.

BMW를 상징하는 로고는 1917년 처음 탄생했다. BMW는 '바이에리셰 모토렌 베르케' 또는 '바바리안 모터 웍스'의 약자다. BMW라는 이름이 처음 상업적으로 등록된 1917년 7월만 해도 회사 로고가 없었으며, BMW의 첫 광고에도 BMW의 심볼이나 엠블럼은 없었다.

초창기 BMW의 주요 사업은 독일 공군 항공기 엔진의 생산, 유지·관리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로고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BMW가 만든 엔진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기에 쓰여 항공기 엔진 제작분야에서 부동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자 베르사유조약에 의해 항공기 제조가 금지됐고, BMW는 시련에 부딪쳤다.

BMW가 자동차, 농업용 기기, 보트 엔진의 출시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면서 로고가 탄생하게 됐다. 1917년 10월5일이다. 독일 특허청에 등록된 BMW의 첫 배지는 BMW의 모태인 '라프 모토렌 베르케'의 로고와 마찬가지로 둥근 모양에 엠블럼의 바깥쪽 링은 골드 색상의 테두리가 감싸고 있으며 BMW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車블랙박스]100여년 만에 로고 바꾼 BMW…변화과정 살펴보니

BMW의 본고장인 바이에른 주의 상징도 로고에 반영되었다. BMW 배지 안쪽 원을 4등분해, 좌측 상단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바이에른 주의 상징 색상인 파란색과 흰색을 교차한 부채꼴로 채웠다. 그러나 당시 상업용 로고에 국가 문양 등 주권을 나타내는 상징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 상표법에 따라, 파란색과 흰색이 바이에른 주와는 달리 반대의 순서로 배치됐다.

항공기 엔진을 판매할 수 없게 된 BMW는 '모터사이클'에서 답을 찾았다. 1923년 R32를 시작으로 모터사이클 제작에 손을 댔고, 때마침 유럽에서 일어난 모터사이클 붐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1928년에는 BMW 최초의 자동차가 생산됐다. BMW는 영국의 오스틴 세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딕시를 인수, 15마력의 힘을 내는 BMW 3/15를 만들었다.

1929년, 글로벌 경제 위기 초반이던 당시 BMW는 프랫 앤 휘트니의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한 신규 항공기 엔진을 광고했다. 이 광고에는 비행기 프로펠러에 BMW 로고를 적용한 모습이 나오는데, 이때부터 BMW 로고가 프로펠러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BMW 로고 프로펠러설은 회사의 기원과 항공기 제작회사로서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당시 광고 이미지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 광고의 게재 이후 BMW 로고의 프로펠러 기원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BMW는 1933년 6기통 엔진을 단 BMW 303을 내놨다. BMW 디자인의 사인과 키드니 그릴을 단 최초의 차였다. 1936년에는 6기통 80마력 엔진을 얹은 로드스터 BMW 328을 내놓았다. 당시 BMW는 골드 색상의 테두리와 BMW라는 글자를 좀 더 두껍게 다듬은 형태의 두 번째 로고를 공개했다.

1942년 BMW는 자체적으로 회사의 상징과 프로펠러를 연관시키기 시작했다. BMW 저널인 'Flugmotoren-Nachrichten'(항공기 엔진 뉴스)에 BMW 배지가 회전하는 프로펠러에서 유래했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고, 기사의 삽화로는 프로펠러 위에 겹쳐진 BMW 로고 사진이 사용됐다.

[車블랙박스]100여년 만에 로고 바꾼 BMW…변화과정 살펴보니

1953년 공개된 BMW의 3세대 로고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골드 색상의 테두리와 BMW 글자가 흰색으로 변경됐고, 안쪽의 파란색 부채꼴 색상은 하늘색으로 변경됐다.

BMW는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완성차 브랜드로서 확실한 기반을 확립했다. BMW는 1966년 3월 '1600-2'를 출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후 BMW는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1963년 BMW는 더욱 또렷한 색상으로 변경된 4세대 로고를 공개했다. 1997년 BMW는 입체감을 강조한 3차원 형식의 5세대 로고로 변경하며 또 한 번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시대에 맞춰 변화해온 BMW의 로고는 브랜드 탄생 100년이 넘은 지난 3월 '6번째 변화'에 나섰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게 '2차원 형식'으로 디자인돼 개방감과 명료함을 전달한다. 면과 선으로 이뤄져 단순해진 2차원 로고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투명 버전의 로고는 더욱 개방된 느낌을 준다.

옌스 티머 BMW 브랜드 수석 부사장은 "BMW는 관계의 브랜드로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BMW 로고는 개방성과 명료성을 상징한다"고 언급했다. 또 "로고는 향후 BMW가 지향하는 이동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브랜드가 지닌 중요성과 관련성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바뀐 BMW의 로고는 내년 5월31일까지 전환 기간 동안 모든 커뮤니케이션, 온·오프라인, 국제 무역박람회 및 행사 등에서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BMW의 새 로고는기존 로고와 함께 사용된다. 실제 차량이나 대리점의 내∙외부 라벨링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기존 로고가 그대로 적용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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