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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GP 총격 때 기관총 공이 파손돼 대응사격 늦어져

등록 2020.05.13 1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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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GP 총격 사건 조사 결과 발표…"공이 파손 확인"

원격사격용 중기관총인 KR-6 고장으로 대응 지연

K-3 경기관총 쐈다가 이후 K-6로 대응 사격 실시

【철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17일 강원도 철원군 6사단 비무장지대(DMZ)에 방문한 GP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8.10.17. pak7130@newsis.com

【철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17일 강원도 철원군 6사단 비무장지대(DMZ)에 방문한 GP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8.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군의 감시초소(GP) 총격 직후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늦어진 것은 기관총 부품인 공이가 파손돼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가 13일 오전 발표한 GP 총격 사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7시41분께 중부전선 우리 군 감시초소 관측실 외벽에 총탄을 쐈다. 비상벨이 울렸고 7시45분에 전투 준비가 완료됐다.

관측실 병사들이 감시초소 외벽을 살펴본 결과 7시51분 탄흔과 탄두 4개가 발견됐다. 다만 당시 주위에 안개가 자욱해 발사원점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전날 휴무 후 출근 중이었던 대대장은 내용을 전화로 보고 받고 1시 방향에 있는 북한 감시초소로 사격하라고 8시에 지시했다.

8시1분에 원격사격체계를 갖춘 중기관총인 KR-6(K-6 중기관총 적용)로 사격을 시도했지만 발사가 되지 않았다. 사수는 지휘통제실 화면을 통해 사격했지만 격발이 안됐다. 부사수가 총기가 있는 곳으로 직접 가서 노리쇠 후퇴 전진과 약실 검사 등 3차에 걸쳐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격발은 되지 않았다.

이 장면을 화면으로 보고 있던 연대장은 고장이 났다고 판단하고 K-3 경기관총(5.56㎜)으로라도 사격하라고 지시, 8시13분에 북한 감시초소로 15발이 날아갔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북한군 탄두가 발견됐다. 확인결과 14.5㎜ 고사총으로 파악됐다. 이에 사단장이 '북한은 14.5㎜인데 우리는 5.56㎜로 사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해서 동종 화기인 K-6(12.7㎜)로 사격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따라 8시18분에 K-6 중기관총으로 15발이 북측 감시초소로 발사됐다.

군 관계자는 "KR-6가 오작동된 것은 공이가 파손됐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정비팀이 올라가서 보니 공이가 파손돼있었다"며 "공이 끝부분이 파손돼 탄미를 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이(firing pin, striker)는 뇌관(primer)을 때려서 폭발시키는 금속 막대다. 뇌관이 폭발하면서 장약(gunpowder)이 폭발한다.

이 관계자는 "KR-6 기능 고장 문제로 시간이 소요됐다. 고장이 안 났다면 10분 이내로 조치됐을 것이다. 안개도 없었다면 2~3분 이내로 사격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이번 감시초소 총격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군 관계자는 "우리가 2번 대응사격을 했는데 저쪽은 반응이 없었다. 또 북한군이 일상적으로 영농생활을 하고 있었고 근무자들도 철모를 안 쓰고 다니는 게 관측됐다"며 "그 이후에도 우발적 상황이라는 정황을 입수했다. 다만 어떤 내용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쌍방 GP가 정확하게 서로를 조준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오발하면 적 GP 벽면에 맞는다"며 "매일 총기검사를 해서 오발이 안 나게 하고 있다. 격발 훈련도 하고 점검한다. 그런 상황에서 오발이 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군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깨기 위해 총격을 한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도 9·19 군사합의를 실효적으로 지키고 있다"며 "군사합의 이전과 비교하면 군사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NLL과 MDL 모두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남북 군사회담에 나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때문이지 군사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정전협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전협정이 여전히 DMZ를 규율하듯이 9·19 군사합의도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규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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