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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부끄부끄', '보들보들하네'...잇단 울산 교사 성희롱 논란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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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16 08:00:00  |  수정 2020-05-16 11:12:27
학생·동료교사 성희롱·추행 사례 잇따라
전국서 5년간 성비위 징계 교원 총 558명
울산시교육청, '성인지교육네트워크' 이달 출범
지역 전문가·교사 등 10여명 구성…실태조사·정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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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울산지역에서 남자교사가 학교나 회식자리에서 학생·동료교사를 성희롱·추행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시교육청이 근절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20.05.16.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나는 후배위 하는 선배", "니들도 후배위 할 후배"

"여자를 그렇게 안으면 안 되지" "보들보들하네. ○○○처럼"

최근 일년 새 울산의 한 초등학교 남자교사들이 동료 여교사들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들이다. 교사들은 교직사회 전반의 성비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남자교사가 학교나 회식자리에서 학생·동료교사를 성희롱·추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울산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SNS 단체대화방에서 팬티 빨기 숙제를 내주고, '분홍색 속옷. 이뻐여'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의 댓글을 단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 교사는 2014년 동료 여교사들에게 선물을 주고 쓴 편지에 "제 선물 가져가는 미션? 1박 2일 동안 오빠라고 부르기, 나랑 찐하게 러브샷 하기, 나랑 둘만 사진 찍기"라고 썼다.

A씨는 2016년에는 한 후배가 "사이좋은 선후배님 덕분에 맛난 것 먹고 감사하다"라고 하자 이 교사는 "나는 후배위 하는 선배", "니들도 후배위 할 후배"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A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15일 기준 20만6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앞서 올해 2월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 B씨가 회식 자리에서 교사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풍선 게임을 시키고 성희롱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평교사로 강등되기도 했다.

B씨는 회식 도중 "여자를 그렇게 안으면 안 되지"라고 하거나 출장을 가서 식사하던 중 "보들보들하네. ○○○처럼" 등 여성을 음식에 비유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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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속옷 빨래를 숙제로 내 논란을 일으킨 울산의 한 초등학교 남교사 개인블로그에 여학생을 안고 있는 사진이 올라와있다. 2020.04.28. (해당교사 블로그 캡처)photo@newsis.com


이에 울산시교육청은 잇단 남교사들의 성비위 문제가 불거지자 '성인지감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시교육청은 성인지감수성 향상 정책개발을 담당할 '성인지교육네트워크'를 이달말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네트워크는 학교 성인지감수성 담당 교사와 울산지역 아동청소년보호기관 전문가, 성인지감수성 교육 전문가, 성교육 활동가 등 10여 명으로 구성돼, 교육청 성인지감수성 향상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개발한다.

성인지감수성은 성폭력 차원에서 다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희롱의 경계에서 사회적 인식이 부족했다. 성인지감수성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성인지교육네트워크는 '팬티빨기 숙제' 사건 이후 지난달 29일과 지난 6일 잇따라 '성인지 교육강화를 위한 울산교육공동체 긴급토론회'를 열고 성인지감수성 향상 방안으로 제시됐다.

시교육청은 성인지교육네트워크 출범 후 먼저 울산 전 교직원 성인지감수성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옥희 교육감은 "그동안 성인지감수성 문제에 대해 교육청에서 제대로 잘 해 오지 못했고 전문성도 부족했다"며 "성인지교육네트워크를 통해 시교육청의 전반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초등학교 교사 성비위 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를 돌아보고 본청에서부터 지원청, 직속기관에서부터 성인지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해나가겠다"며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초등 교사(30대·여)는 "학교가 여초 사회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고위직은 연배가 있는 남자교사가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심심치 않게 남성 중심의 왜곡된 성인식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는 그들의 발언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에게 잘못된 성인식을 심어줄까 두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 현장에서 만큼은 학생·동료교사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학재 국회의원실이 지난해 10월18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비위 징계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년간 성비위로 징계받은 교원은 총 558명으로 확인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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